“씹을수록 들리는 ‘죄의 소리’… 성찬의 본질 회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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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밀가루만으로 만든 단순한 빵, 무교병.
이 경험은 그가 이스라엘 전통 무교병을 국내 교회 성찬용 전병으로 보급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일부 교회에서는 성찬식 전에 무교병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에서 신앙적 변화를 경험했다는 반응이 전해졌다.
"성찬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예수님을 기념하라는 명령"이라며 "무교병의 의미를 통해 한국교회가 성찬의 본질을 깨닫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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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우 대표 사명으로 시작
씹을 때 들리는 죄의 소리 체험

물과 밀가루만으로 만든 단순한 빵, 무교병. 불에 구워 갈라진 표면은 채찍에 맞은 몸을, 송곳으로 뚫린 구멍은 못과 창에 찔린 흔적을 떠올리게 한다. 바싹 마른 질감은 피와 물을 다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한다. 이는 한병우(57) 무교병 대표가 20여년 전 이스라엘에서 메시아닉 유대인들과 교제하며 접한 설명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그는 “무교병을 씹을 때 나는 거친 소리가 죄의 소리처럼 들렸다”며 “우리 죄로 인한 예수님의 고난을 더 생생히 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경험은 그가 이스라엘 전통 무교병을 국내 교회 성찬용 전병으로 보급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한 대표가 무교병을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이스라엘 방문 당시였다. 1997년부터 IT 사업가로 일하던 그는 사업 실패와 사기를 겪으며 어려움 속에 있었다. 그때 예수님을 믿는 메시아닉 유대인들과 교제하며 무교병의 의미를 알게 됐다. 누룩 없는 빵은 죄 없음을, 단순한 재료는 예수님의 순결을, 구워지며 생긴 균열과 구멍은 십자가의 고난을 상징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예수님의 고난을 몸으로 기억한다는 성찬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무교병을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여기고 한국교회에 보급하기로 결심했다. 2006년 시작된 이 일은 현재 대형교회와 군 교회, 미자립교회 등 전국 1000여 교회로 확산됐다. 초기에는 현지에서 무교병을 수입했지만 유통기한과 비용, 위생 문제에 부딪혔다. 2013년 제작 과정을 배우고 설비를 도입해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안정화됐다.

그는 이 일을 사업이 아닌 사역으로 여긴다. 재정이 어려운 교회에는 무교병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제작 방법을 나누고, 배송비 없이 직접 배달하기도 한다. 한 대표는 “수익만 생각하면 손해지만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부 교회에서는 성찬식 전에 무교병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에서 신앙적 변화를 경험했다는 반응이 전해졌다. 그는 “한 70대 권사님이 성찬을 하며 처음으로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때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의 신앙여정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1983년 부모의 개종으로 억지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성을 바꿔도 종교는 못 바꾼다”고 반발할 만큼 거부감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신앙은 점차 삶의 중심이 됐다. 현재 분당횃불교회(이재희 목사) 안수집사인 한 대표는 부활절을 지나며 한국교회의 성찬문화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찬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예수님을 기념하라는 명령”이라며 “무교병의 의미를 통해 한국교회가 성찬의 본질을 깨닫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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