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프랑스 선박 호르무즈 통과, 한국은 왜 못 하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유조선들이 오만 무스카트 해안에 정박한 채 통행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joongang/20260406003004896deyq.jpg)
프랑스와 일본 선박이 지난 주말 이란전쟁 발발로 봉쇄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 이란은 중국·러시아 등 우방국의 해협 통과를 허용했고, 필리핀 정부 또한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들 나라의 선박들은 국가별로 선별적인 통제에 나선 이란과 발빠른 협상을 벌여 해협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선박 26척이 호르무즈 주변 공해상에서 기약 없이 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선원 170여 명도 발이 묶인 상태다.
한국도 이란과 외교적 협의를 하긴 했지만 여태까지 성과가 없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과 통화해 우리 선박의 항행 안전보장을 요청했다. 이틀 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도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를 면담했다. 하지만 목포해양대 소속으로 실습에 나섰던 두 명의 선원이 항공편으로 귀국한 것을 제외하면 진전이 없다.
미국과 동맹국으로서 파병 요구를 받는 등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일본의 행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봉쇄 초기부터 이란과 독자적 채널을 가동하며 우리보다 한발 먼저 이란 측과 협의에 나섰다. 주일본대사 출신인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고위급 인맥과 적극 소통했다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기업들이 협의한 성과”라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 이란 정부나 군부를 상대로 이런 성과를 얻어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오랜 기간 동안 일본은 에너지 및 경제 협력에서 이란에 각별한 공을 기울여 왔는데 평상시의 밀접한 관계가 이번에 주효한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의 폭격 강화와 이란의 맞대응으로 전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의 선별 통항이나마 허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한국 선박이 안전하게 호르무즈를 빠져나오는 일은 정부의 역량과 노력에 달렸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호르무즈 통행에 성공한 일본, 프랑스 등 우방국과 정보 공유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한 물가 불안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유를 우선 공급받기로 한 데서 머무르지 말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입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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