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판테온 주고 제이스 할까?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1주 차 메타는 ‘주도권’으로 정의된다. 양 팀이 탑과 바텀에서 라인전·사이드에 강점이 있는 챔피언들을 동시에 뽑아 치고받는 게임이 자주 나왔다. 선수들의 표현으로는 “예민한 구도”가 양쪽에서 나왔다.
바텀에서는 애쉬·케이틀린·유나라·카르마·세라핀·니코 등이 나왔다. 그리고 탑에서는 제이스가 대표적이다. 라인전과 사이드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이 챔피언은 2026년의 정규 시즌 1주 차에도 여러 탑라이너들로부터 선택받았다.
인상 깊은 점은 상대팀이 제이스를 열어주고, 정글러로 판테온을 뽑아 제이스를 압박하는 구도를 노골적으로 만드는데도 팀들이 주저않고 제이스를 고른단 것이다. 왜 그런 구도가 계속 나오는 것일까.
농심 레드포스 ‘킹겐’ 황성훈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5일 DN 수퍼스전 1세트에서 제이스를 골랐던 그는 다른 탑라이너들과 마찬가지로 판테온을 선택했던 상대 때문에 게임을 풀어나가는 데 애를 먹었는데, 경기를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난 황성훈은 이 밴픽 구도와 관련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힘든 구도가 나오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훈은 “제이스 대 판테온 구도는 많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부터 우려하는 바가 있고, 실제로 나도 오늘 그런 우려를 이겨내면서 게임 해야 했다”면서도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제이스의 티어가 높다. 요즘 유행하는 주도권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제이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구도가 자주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도권이 중요한 메타인 만큼,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제이스의 특색과 강점을 살리는 플레이가 탑라이너에게 요구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왜 탑까지 ‘칼 대 칼’ 구도 나오나
탑에서 칼 대 방패가 아닌, 칼 대 칼 매치업이 자주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통상적으로는 바텀에서 예민한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양 팀이 서로 정글러를 끌어다 쓰기 위해 탑에는 정글러 지원이 필요 없는, 사이온류의 탱커를 고르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탑까지 딜러나 브루저를 배치한다.
이에 대해서는 젠지 ‘기인’ 김기인에게 물어봤다. 김기인은 5일 BNK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요즘 바텀에서 유틸 서포터와 초반에 강력한 원거리 딜러들이 나온다”며 “탑에서 탱커를 뽑고 방치하면 상대 원거리 딜러가 골드를 많이 벌고, 아이템도 빨리 뜨니까 (탱커가) 버티지 못하고 잘 죽는다. 그래서 딜러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인별 퀘스트 도입으로 원거리 딜러의 코어 아이템 보유 타이밍이 앞당겨지고, 캐리력이 높아진 게 탑라인의 챔피언의 티어 변동으로 이어졌다고 본 셈이다.
황성훈은 “요즘엔 유충보다 드래곤을 통해 스노우볼을 굴리는 게임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온다. 드래곤을 먹으려면 바텀 주도권이 중요한데, 주도권을 잡기 위해 탑에서는 (상대 공격을) 받아주는 픽과 플레이가 정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요즘엔 탑과 바텀을 모두 강한 픽으로 뽑는다. 정글러가 탑에 턴을 투자하면 바텀이 뚫리는, 일종의 ‘가불기(가드불능기술)’를 거는 게 메타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젠지가 5일 BNK 피어엑스전에서 판테온을 이용한 탑 다이브를 성공시킨 장면에선 프로 선수들의 수 싸움이 얼마나 깊고 빠르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다. 젠지는 11분경 판테온의 궁극기 ‘거대 유성’을 제이스 쪽에 투자했지만 이에 앞서 이미 바텀 듀오는 탑으로 라인 스와프, 반대쪽이 뚫리는 ‘가불기’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다.
젠지 유상욱 감독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퀘스트가 생기고 라인 스와프가 사라지면서 모든 라인에서 피할 수 없는 구도가 생겼다”며 “사실 예전엔 (불편한 라인전을) 풀 방법이 많았는데 패치 이후로는 방법이 없다. 다들 주도권을 연구하다 보니 경쟁도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젠·티·한’의 메타 해석을 지켜보는 팀들
황성훈은 “메타 해석에는 선구자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3강(젠지·T1·한화생명) 팀이 선구자다. 다른 팀들은 그들의 티어 정리를 많이 참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예를 들어 돌진 조합으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다른 팀들의 메타 해석도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주도권 조합이 반드시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젠지 유상욱 감독과 T1 임재현 감독 대행은 정규 시즌 첫 경기에서 나란히 KT 롤스터에 패배한 뒤 입을 모아 “챔피언 티어를 재정리했다”고 말했다. 황성훈은 “우리가 첫 주 차에 2승0패를 거뒀으니 이 메타를 환영한다”면서도 “당장 다음 주에 다른 완전히 다른 픽들이 유행할지도 모른다. 다시 탑에서 사이온 같은 게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T1 선수 중 밴픽 연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진 ‘케리아’ 류민석은 4일 한화생명e스포츠전을 마친 뒤 “예전부터 바텀이 예민한 구도일 때 반대쪽인 탑도 예민한 구도로 뽑으면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면서 “요즘에는 탑도 예민한 구도로 뽑고 플레이하는 것 같아 탑과 바텀을 예민하게 뽑고 그 과정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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