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이해 안 가는 장동혁 대표의 분노 [신율의 정치 읽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격노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대통령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데, 왜 우리 당은 저를 중심으로 그러지 못하나”라는 불만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표현했다는 것이 한국일보 보도 내용이다. 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당내 노선 변화 움직임을 보였음에도 지지율은 하락세라며, ‘절윤 결의문’ 채택이 오히려 ‘집토끼’ 이탈을 불러왔다는 취지로 불만을 토로했다고도 한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장동혁 대표가 주위에 분노를 표출한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지난 3월 27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전화 면접 조사 실시)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9%였다. 또 3월 26일 발표된 전국 지표조사인 NBS(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 실시)에서 나타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였고 민주당은 46%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두 전화 면접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놓고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확실히 10%대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강성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절윤 선언’이 있었던 지난 3월 9일 무렵의 지지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절윤 선언 직전인 3월 첫째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3월 3일부터 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1%였다. 즉 당시와 지금은 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정도 차이라면 절윤 선언으로 인해 강성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했고, 그 결과 10%대 지지율로 추락했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말 따로 행동 따로’란, 절윤 선언을 했음에도 그 이후의 인선 등에서 절윤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를 신뢰할 수 없고, 당대표를 중심으로 뭉칠 수가 없다. 또한, 여론을 도외시하고 자신들의 생각대로 움직이며, ‘중도는 없다’라는 식의 언급까지 하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당대표를 중심으로 뭉칠 수 없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국민의힘 일부는 아직도 ‘중도는 없다’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보수 전체가 자신들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다. 앞서 언급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2026년 3월의 주관적 정치 성향 평균을 보면,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유권자는 26%, 진보라고 답한 유권자는 27%였다. 이를 토대로 현재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은 보수층 지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반면, 민주당은 진보층을 넘어 중도층 지지까지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보수층 대부분이 자신들의 강경 노선에 동조하는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일 보수층 상당수가 ‘윤 어게인’ 주장에 동의함에도 당 의원들이 ‘절윤 선언’을 해서 그 배신감으로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다면, 강성 보수를 다시 기용하는 것을 보고 나서는 뭉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없다. 자신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비율은 26%인 데 반해, 국민의힘 지지율은 1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부 인사 기용은 비교적 최근 발생해 이번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강성 보수 이미지를 가진 인물들에 대한 공천 언급이 나오는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런 점들이 여론조사에 반영됐어야 했는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오히려 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왜 민주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데 국민의힘은 그렇지 못하냐고 불만을 표출한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발언은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현실 인식이 상당히 주관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장 대표 생각처럼 지금의 민주당이 과연 ‘똘똘 뭉쳐 있는가’를 살펴보면, 결코 그렇게 볼 수 없다. 최근 불거진 ‘공소 취소 거래설’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보거나, 유시민 전 장관이 주장한 이른바 ‘ABC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 민주당이 똘똘 뭉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시민 전 장관이 주장하는 이른바 ‘ABC론’이란 이렇다. 유시민 전 장관은 최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ABC론을 언급했는데, 정치인들을 가치와 이익 기준으로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A그룹은 가치 중심, B그룹은 이익 중심, C그룹은 A와 B의 혼합으로 분류했다. 유 전 장관은 A그룹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코어 지지층’으로 규정한 반면,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B그룹에 대해 “내가 친명이라고 내세우지만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른바 B그룹인데, 일각에서는 B그룹이 이른바 ‘뉴 이재명’을 지칭한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B그룹이 ‘뉴 이재명’을 지칭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유 전 장관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정치를 가치 실현 수단으로 보는 주관적인 주장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키아벨리 등장 이후 정치를 ‘권력 현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정치와 가치를 결합시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 지향의 과정에서 권력 쟁취 수단으로 가치를 주장할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권력과 가치를 결합해 정치를 파악하면 선과 악이 충돌하는 정치적 이분법 사고를 심화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또한 가치를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정치인이 ‘가치의 전형’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점에서도 유 전 장관의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는 결코 볼 수 없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장 대표 불만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상황 인식 자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의힘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4호(2026.04.08~04.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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