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李대통령 취임전 사진 주의령…친명 “최고무기 족쇄 채우나”

박태인, 이찬규 2026. 4. 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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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정원오, 전현희, 박주민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 상인과 대화하며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현장을 찾는 민생 행보를 대폭 늘리고 있다. 연합뉴스

5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다시 내부 충돌이 발생했다. 이번엔 전날 지도부가 전국 시·도당에 내린 “이재명 대통령 취임 전 사진, 영상을 지방선거 홍보에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 때문이다.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이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앞세워온 한준호 의원은 5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중간 평가인데 대통령과 관계없이 선거를 치르라는 지침”이라며 “21대 총선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을 내세웠던 것과 지금은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한 의원은 정 대표를 향해 “당 대표가 청와대 메시지에 맞춰 여당의 할 일을 찾아야지, 지역이나 다니실 때가 아니다”라며 “무슨 당무를 그렇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강득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 대표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을 선거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며 “이번 지침은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된 바 없는 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데, 왜 우리 스스로 최고의 무기에 족쇄를 채우느냐.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며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 중앙당은 5일 추가 공문에서 “이미 설치된 현수막과 명함 사용은 가능하며, 취임 전 응원 영상을 현재 시점처럼 사용해 발생할 대통령 당무 개입 논란을 차단하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정청래 대표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을 선거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강득구 최고위원)”는 비판이 제기되며 정 대표 리더십이 다시 도마에 오르는 모양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법을 어겨가며 대통령을 파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이번 지침은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니다”고 했다.

이번 공문은 최근 일부 기초단체장 예비후보가 수년 전 이 대통령의 영상과 축전을 경선 홍보에 활용한 게 발단이 됐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간담회에서 “4년 전 영상과 2년 전 축전을 활용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사진 사용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본인 정치를 위해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도부의 ‘대통령 보호’ 명분에도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문이 내려온 시점과 방식은 물론 당무 개입이라는 용어를 명시한 것 자체가 “오히려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지우는 격”(친명계 재선 의원)이라는 말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아닌 정 대표 얼굴로 홍보를 하라는 것이냐”며 “특정 후보 경고로 끝낼 문제를 지도부가 키워 버렸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슬로건 및 홍보캠페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공문 사태가 충돌 양상으로 번진 이면에는 6월 지방선거의 ‘승리 지분’을 둘러싼 계파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친명계 입장에선 이번 공문이 지방선거에서 이 대통령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느꼈을 것”이라며 “지방 선거 이후 8월 전대까지 이어질 친명과 친청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친여 온라인 커뮤니도 다시 둘로 갈라졌다.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이합갤)’ 등 친명 커뮤니티에서도 “경기지사 본경선(5~7일)을 앞두고 정 대표가 경선에 개입한 것”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친청(친정청래) 성향이 강한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민주당 중앙당이 일을 잘한다. 명심 팔이를 하지 말고 공약으로 승부하라는 것”이라는 지지글이 다수 올라왔다.

박태인·이찬규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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