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4파전’ 땐 최악…장동혁 “이진숙, 국회서 싸워달라” 왜

대구시장 선거가 31년 만에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2일 당의 공천 배제(컷오프)에도 무소속 출마 카드를 내려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위원장은 5일 통화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면서 “공천 혼란에 실망한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선 ‘무소속으로 나오면 뽑아주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주말 동안 ‘대구시장 예비후보’라고 적힌 흰색 띠를 두르고 팔공산 벚꽃축제와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방문했다.
주 의원은 지난 3일 공천배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이 기각하자 항고하기로 했다. 항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온 뒤 무소속 출마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대구에서 원로 정치인들을 만난 뒤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이 전 위원장과 주 의원이 모두 무소속 출마하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를 포함해 3명의 보수 후보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는다. 4파전이 현실화하면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31년 만이다. 그때는 ▶문희갑·이해봉 무소속 후보 ▶이의익 자유민주연합(자민련) 후보 ▶조해녕 민주자유당 후보가 맞붙었다. 모두 보수 성향이었지만, 김영삼 정부의 TK 홀대론이 불거지면서 민주자유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문희갑 전 시장이 약 3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여당인 민주자유당의 조해녕 후보는 4위로 낙선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때보다 사정이 더 안 좋다. 문 전 시장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복당했지만, 이번에는 김 전 총리가 치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29일 TBC 의뢰로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진행한 가상 양자 대결에 따르면 김 전 총리 지지율은 52.3%로 추경호 의원(36.6%)에 15.7%포인트 앞섰다. 김 전 총리와 다른 보수 진영 후보의 양자 대결 지지율 격차는 이보다 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대구의 한 의원은 “김 전 총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4파전 시 보수 분열로 대구를 민주당에 내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과 대구 엑스코(EXCO) 전시장의 이름을 ‘박정희 컨벤션센터’로 바꾸는 공약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파전을 막으려 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이 전 위원장이 국회에 와서 싸운다면 당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보궐선거 차출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장 대표와 당 공관위에서 혼란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다자구도가 현실화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 모두 대구시장 불출마로 선회하거나, 출마하더라도 국민의힘 후보와 막판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 지역 재선 의원은 “3파전이든 4파전이든 민주당에 대구를 내주면 보수 진영 출마자의 정치 생명은 끝날 것”며 “어떻게든 후보를 한 명으로 추리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
박준규·류효림 기자 park.junky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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