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관계’라더니…트럼프·마크롱, 이란 문제로 10년 '브로맨스' 끝났다
한때 ‘브로맨스(bromance)’로도 불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관계가 이란 전쟁을 둘러싼 갈등과 공개 설전을 계기로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아내에게 학대당하는 프랑스의 마크롱”이라며 “턱에 맞은 상처에서 아직 회복 중”이라고 조롱했다. 이는 지난해 동남아 순방 당시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그의 얼굴을 밀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과 관련된 언급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3일 방한 중 기자들과 만나 “우아하지도 않고 품위도 없는 발언이며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반발했다고 WSJ가 전했다. 그는 이어 전쟁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진지해지고자 한다면 전날 말한 것과 정반대되는 말을 매일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어쩌면 매일 말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를 비판했다고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대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스스로 결정한 작전”이라며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불평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군사적 개입 요구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이란과의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SJ은 이번 설전을 두고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트럼프와 유럽 지도자들 간 긴장이 끓어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공개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럽 지도자들은 지난해까지 트럼프에게 아첨하며 관계를 유지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역시 두 사람의 대립에 대해 “트럼프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에 이들 국가 정상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상들에 대한 일련의 질책과 이어진다”고 짚었다.

프랑스 정치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반응이 잇따랐다. 야엘 브라운 피베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솔직히 말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우리는 지금 세계의 미래를 논의하고 있고 이란에서는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대통령은 웃으며 다른 사람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의 급진 좌파 정당인 불복하는 프랑스(LFI)의 마뉘엘 봉파르 조정관(당대표 격) 역시 “(마크롱) 대통령과 의견이 다르지만, 트럼프가 그런 식으로 말하고 그의 부인까지 언급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지난 10년간 정책 갈등 속에서도 ‘특별한 관계’를 강조하며 브로맨스를 이어왔다. 2017년 프랑스 바스티유데이 행사 초청과 2018년 미국 국빈 방문 등에서 두 정상은 손을 맞잡고 포옹하는 등 친밀한 모습을 연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매우 특별한 관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관세, 그린란드, 우크라이나, 이란 전쟁 등 핵심 현안을 둘러싼 입장차가 누적되면서 관계는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이다. WSJ은 특히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양측 갈등이 “전환점(turning point)”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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