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학과, 수능 미적분·기하 안 쳐도 서울대 빼곤 지원 가능…대세는 '확통런'

내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지 않아도 대다수 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지원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수학에서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도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늘면서 ‘확통런(미적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이 확률과 통계로 갈아타는 것)’ 양상이 확대되고 있다.
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4년제 대학 174개교 중 166개교가 이공계 학과(의약학 계열 제외)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학과 대부분에서 미적분·기하를 응시 과목으로 지정한 대학은 서울대 1곳(0.6%)에 불과하다.
서울대는 식품영양·의류학과·간호학과 3개 학과를 제외한 자연계열 전 학과에 미적분과 기하 응시를 요건으로 두고 있다. 일부 이공계 학과에만 미적분·기하를 지정한 대학도 7개교(4%)에 불과한 곳으로 파악됐다. 가천대(클라우드공학과)·경북대(모바일공학전공)와 전북대·제주대 수학교육과, 전남대 기계공학과·수학과 등이 포함됐다.
다만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의 경우 전체의 43.6%인 17개 대학이 여전히 미적분 또는 기하를 지정했다. 연세대·고려대·가톨릭대 등 22개 의대는 필수적으로 응시해야 하는 수학 선택과목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를 제외하면 주요 대학 자연계열 진학 시 확률과 통계만 응시해도 제약이 거의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2028학년도 수능부터(현 고2 적용)는 33년 만에 문·이과 구분 자체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이공계 학과 신입생들의 수학 역량 편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험생들의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은 늘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이 최근 3년간 학력평가 해답 풀이 서비스 이용자 13만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시험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 비율이 49.5%에 달했다. 2025년 학력평가와 비교해 19.5%포인트 증가했. 반면 미적분 혹은 기하 응시자의 비율은 50.5%로, 지난해(70%) 대비 감소했다.
수능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2024학년도 11점에서 2025학년도 5점, 2026학년도 2점으로 갈수록 줄었다.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더라도 미적분이나 기하와 최고점 차이가 크지 않아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점수가 형성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자연계열 신입생 4명 중 1명이 수학 능력이 낮아 보충 과정에 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최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자연계열 신입생 대상 ‘수학 특별시험’에서 하위 수준인 ‘기초수학’ 배정 비율은 25%(499명)로 집계됐다. 지난해 14%(297명)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서울대는 이공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학 시험을 치른 뒤 고급수학, 정규반, 기초수학, 미적분학의 첫걸음 등 4단계로 수업을 배정한다. 기초수학은 일반 수업을 바로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을 위한 보충 과정이고, ‘미적분학의 첫걸음’은 그보다 더 낮은 최하위 과정이다. 올해 고급수학은 9%, 정규반은 65%로 전년 대비 각각 4%포인트, 6%포인트씩 줄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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