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한 분노 2’ ‘석기시대’…강경파 입김 커지는 트럼프 행정부

임성수 2026. 4. 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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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변에서 이란의 발전소 등 민간 시설 폭격을 주장하는 강경론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종전을 암시하다 돌연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려보내겠다"며 민간 시설 공격을 경고한 것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강경파들의 논리를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 이란 민간 시설을 폭격할 경우, 이란이 중동 친미 국가들의 발전소 등 인프라를 공격하는 '맞대응'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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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이란 민간 시설 공습 설득 주도
트럼프, 교량 발전소 담수화 시설 등 공습 경고
이란 보복, 국제 협약 위반 논란 우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펜타곤에서 이란 전쟁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변에서 이란의 발전소 등 민간 시설 폭격을 주장하는 강경론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종전을 암시하다 돌연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려보내겠다”며 민간 시설 공격을 경고한 것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강경파들의 논리를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란의 발전 시설과 교량이 이란의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정당한 군사 목표물이라고 비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며 트럼프가 이들의 논리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일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비공식적으로 이 전쟁 단계를 ‘장대한 분노 2 작전(Operation Epic Fury 2)’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3일 트루스소셜에 “우리 군은 이란에 남아 있는 것들을 파괴하기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다음은 다리, 그다음은 발전소다!”라고 적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일 이란수도 테헤란과 서부 도시 카라즈를 연결하는 교량 일부 구간을 공습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민간 목표물을 타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이란군이 미사일과 드론 제조 자재를 수송하는 데 도로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도로를 타격해도 된다고 트럼프에게 조언했다.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발전소를 파괴하면 이란 국민의 불안이 조성돼 이란 정부의 핵무기 개발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발전소가 정당한 군사적 공격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최고사령관(대통령)이 가능한 모든 군사적 옵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국방부의 의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에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은 합법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과거 중동 전쟁에서도 교량과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한 적이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군사적 이점을 입증하고 민간인에게 과도한 피해가 없으며, 그보다 덜 파괴적인 방법이 없을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민간 시설을 공습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이란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민간 시설 타격을 거론하고 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미국의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한 이후 해당 핵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이동되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가 특히 이란의 담수화 시설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거론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더 크다. 1949년 채택된 제네바 협약은 민간인 생존에 필수적인 시설에 대한 공격을 제한하고 있다. 협약의 핵심은 민간인이 식량과 물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이들을 굶주리게 하거나 강제로 이주시키기 위한 공격은 허용되지 않는다. 1991년 이라크 전쟁 당시 ‘사막의 폭풍’ 작전을 지휘했던 데이비드 뎁툴라 예비역 중장은 WSJ에 에너지 시설에 대한 선택적 공격은 정당화될 수 있다면서도 “담수화 시설을 파괴하는 문제를 논하기 시작하면 국제 무력 충돌 법규 준수 여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란 민간 시설을 폭격할 경우, 이란이 중동 친미 국가들의 발전소 등 인프라를 공격하는 ‘맞대응’도 우려된다. 실제로 지난달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요 가스전을 공격하자 이란은 카타르의 주요 천연가스전을 공격하며 보복에 나선 바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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