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열린 줄도 몰랐는데 '징역 1년'…대법 "위법, 처음부터 다시 해야"

염다연 2026. 4. 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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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재판에 넘겨진 줄도 모른 채 불출석 상태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사기 피고인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처음부터 다시 재판받을 수 있게 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에 불출석한 채 판결이 확정된 것이, 대법원의 직권 파기 사유(재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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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송달 안 돼 불출석 상태로 실형 선고
"재판 몰랐다" 상고권 회복 청구
대법 "형소법상 명백한 재심 사유"

자신이 재판에 넘겨진 줄도 모른 채 불출석 상태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은 사기 피고인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처음부터 다시 재판받을 수 있게 됐다. 피고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유로 진행된 '궐석재판'은 형사소송법상 중대한 재심 사유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서경환 대법관)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A씨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 법원은 A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공소장과 소환장을 전달하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송달불능보고서 접수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소재가 확인되지 않자 피고인의 출석과 진술 없이 재판을 강행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어 검사 측만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A씨가 불출석한 상태에서 항소를 기각하며 1심의 징역 1년 판결이 형식적으로 최종 확정됐다.

뒤늦게 자신이 기소돼 실형까지 선고받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지난해 12월 "공소장 등을 받지 못해 재판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법원에 상고권 회복 청구를 냈다. 청주지법은 A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한 내 상고하지 못했다고 인정해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 역시 A씨의 억울함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에 불출석한 채 판결이 확정된 것이, 대법원의 직권 파기 사유(재심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 재판부는 "특례 규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못했다면 이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호에서 정한 '재심 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해 원심 판결의 명백한 파기 사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과 2심 판결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한 상태에서 이뤄졌으므로, 다른 상고 이유를 따질 필요 없이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A씨에게 공소장 부본 등을 적법하게 다시 송달하고, 처음부터 소송 절차를 새로 진행해 다시 판결을 내려야 한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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