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시한 ‘데드라인’ 임박에도…미국·이란 ‘치킨게임’ 최고조
갈리바프 이란 국회 의장 “미국 납세자들 주유소에서 대가 치를 것” 홍해 봉쇄도 압박
이란, 미군 전투기 격추…조종사 1명 행방불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이란 전쟁 협상 ‘데드라인’인 6일(현지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과 이란이 물러서지 않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지옥’을 경고했지만, 이란은 홍해 봉쇄까지 시사하며 미국인들이 수십 년간 유가 상승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란이 미군 전투기를 격추해 조종사가 실종된 것도 전쟁 격화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트럼프는 4일 트루스소셜에 “내가 이란에 (미국의 종전 요구안에) 합의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까지 열흘을 줬던 때를 기억하라”며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에게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애초 지난달 27일을 이란과의 합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하며 그 이후 이란의 발전소를 폭격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이달 6일로 연장한 바 있다.
트럼프는 별도의 글에서는 미군의 공습 영상과 함께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번 대규모 공습으로 군대를 무능하고 무모하게 이끌어 온 이란의 수많은 군 지도자들이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제거됐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최근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그들이 속해 있던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이란과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모든 발전소와 유정, 이란의 석유 시설이 밀집한 하르그섬에 대한 초토화를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측근들 사이에서는 6일 데드라인이 지난 이후엔 트럼프가 ‘이란 초토화’를 실행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엑스에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계속 방해하고 외교적 해결을 거부할 경우 대통령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란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진심이라는 점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면 언제 이해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물러서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봉쇄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 의장은 3일 엑스에 “전 세계 석유, 액화천연가스, 밀, 쌀, 비료의 수송량 가운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 해협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와 회사는 어디인가?”라고 적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 항로의 관문인 홍해 남단 입구로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 이상이 통과한다. 갈리바프의 발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데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도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 반군도 걸프 지역 국가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도와 참전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4일에도 “실전을 겪은 장군들은 미국인의 생명을 이스라엘의 환상에 팔아넘기는 TV 진행자의 ‘예스맨’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단기적인 대가”라며 “장기적 비용은? 미국 납세자들이 앞으로 수십 년도 동안 주유소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유산”이라고 적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을 돌연 경질한 것을 조롱한 동시에 미국의 유가 상승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이 지난 3일 미군 F-15E 전투기를 격추한 것도 전쟁 격화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미군 전투기를 격추시켰고 미군은 수색·구조용 헬기 HH-60G(블랙호크) 등을 투입해 조종사 1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나머지 1명은 행방불명된 상태다. 지난 2월 28일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전투기가 이란 영토 내에 추락하고 미군이 실종된 사례는 처음이다. 현재 미국과 이란 양국은 모두 실종 미군을 찾기 위해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건은 수십 년 만에 미 공군이 적지에서 벌인 가장 복잡한 수색과 구조 작전으로 이어지는 사태를 촉발했다”며 “또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이란 영공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이란이 여전히 첨단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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