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쇼크에 고개 드는 '3%대 물가' 전망…5월 현실화?
증권가, 4월 2%대 중후반·5월 3%대 물가 시나리오 제시

국제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보인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6.4.2 ksm7976@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중동 전쟁 쇼크로 고유가·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가와 환율 급등이 석유류에 이어 다른 품목의 물가 상승으로 파급되면 4월 물가 상승률이 2%대 중후반을 찍은 뒤 5월에는 3% 안팎까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책당국이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 측 상승 요인을 제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올라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당초 정부 안팎에선 3월 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2%대 중반까지 올라갈 것이란 우려가 컸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국내외 증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3월 물가는 평균 2.4%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재정경제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이를 두고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책 효과가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한숨을 돌렸다는 안도감보단 앞으로의 물가 추이에 대한 경계감이 훨씬 더 강하게 감지된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고유가와 고환율 상황이 물가에 주는 충격이 4월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환율 급등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차례로 밀어올린 뒤 가공식품, 외식 등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2차 파급 효과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전망치를 보면 4월 물가 상승률은 2%대 중후반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준의 원유 가격이 지속될 경우 석유류 소매 가격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0bp(0.4%p)가량 끌어올릴 것"이라며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노선에 따라 국내선 항공요금은 1~3%, 국제선 항공요금은 3~15%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5월부터 물가 상승률이 3% 안팎으로 오르는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월간 물가 상승률은 2024년 3월 3.1%를 기록한 이후 지난 2년간 1~2%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왔다.
최지욱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부터 3% 내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7월부터 2%대 중후반 수준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도 "유가 상승은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를 약 0.2~0.4%p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특성상 미국보다 물가 전이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에 따라 2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KIEP는 최근 발간한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이 조기에 끝난다 하더라도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배럴당 63달러)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먼저 KIEP가 제시한 조기 종전 시나리오에서는 에너지 시설 피해 복구 지연으로 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43% 높은 배럴당 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 시설 타격을 상정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유가는 전쟁 전보다 176% 오른 배럴당 174달러가 될 것으로 KIEP는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당국도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중동전쟁 물가대응팀'을 가동해 체감물가 낮추기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을 43개로 늘리는 한편 공산품, 가공식품, 외식서비스 중 생활밀접 품목들은 매일 가격을 조사해 가격 변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다만, 대외 충격에 따른 공급 측 요인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물가 상승률이 4~5개월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2022년 7월 6.3%까지 치솟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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