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전개에 따른 달러 향방 3가지 시나리오

김지연 기자 2026. 4. 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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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달러화는 단기적으로 강세 폭을 키우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약세로 전환되는 '2단계 경로'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쟁 국면에서 전통적인 통화가치 결정 요인으로 꼽히던 내외금리차의 영향력이 줄면서, 에너지 안보와 경제 펀더멘털 복원력이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진단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발발하기 전날인 지난 2월 27일 1,430.50원에 하단을 확인해, 3월 31일 한때 1,536.9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97.599포인트에서 100.640까지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이 7.4%가량 오를 때 달러인덱스 상승률은 3.1% 수준에 그쳤다.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기반으로 하던 기존 달러 약세 경로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요 IB 달러인덱스 전망(왼쪽)과 미 연준·ECB 정책금리 전망국제금융센터

국제금융센터의 조은 부전문위원과 이상원 외환분석부장은 최근 '중동 전쟁 시나리오별 미 달러화 향방 점검' 보고서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극대화되는 단기 국면에서는 달러 강세 흐름이 우세하겠지만, 미 연준의 초점이 고용시장 악화 및 성장 둔화 우려로 이동하는 조짐이 확인되면 달러 약세로 역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미국과 이란 전쟁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달러화 향방을 점검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는 경우다. 전쟁 발생 후 6~8주 내 휴전 또는 합의에 도달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때 유가는 단기적으로 배럴당 110~120달러 수준에서 등락한 뒤, 해협 통행이 재개되면 연평균 70~80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연준은 기존 연 2회 수준의 금리 인하 경로를 회복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연내 1~2회 금리를 인상해 금리차 축소가 달러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특히, 국금센터는 옵션 시장 내 달러화 1개월물 리스크 리버설이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점에 주목했다. 이는 '달러화 콜옵션 선호'를 시사한다.

따라서 종전이 현실화할 경우 그간 누적된 달러 롱포지션의 청산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달러화가 급락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제유가 변동 요인(왼쪽)과 1개월물 리스크리버설국제금융센터

두 번째 시나리오는 전쟁이 길어지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경우다. 이는 3개월 내 합의에 이르는 것을 전제로, 유가는 한때 130달러를 웃돈 뒤 90~10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경우 연준은 하반기 1회 금리 인하에 그치고, ECB는 연내 2회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금리차 축소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은 미국의 상대적으로 우세한 교역조건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의해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진단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전쟁 확산과 중동 에너지 인프라 추가 피해로 호르무즈 해협 내 통행이 극히 제한되는 상황이다.

원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유가는 150달러 수준까지 급등하고, 연평균 유가는 100달러선을 웃돌면서 달러화의 단기 강세 폭도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때 ECB는 선제적 금리인상에 나서겠으나 '통화정책 딜레마'에 봉착하면서 금리 동결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연준은 미국 고용시장 둔화가 가시화되는 시점부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고려해 ECB보다 빠르게 '비둘기파'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하반기에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달러화도 약세로 역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금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2~3주 내 군사 작전을 종료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이란 측도 조건부 종전 수용 의사를 내비쳐 긴장이 완화할 조짐이 보인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가 지연되는 등 원유 공급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jykim2@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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