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포기하고 선택, 옥타곤에서 가치 증명한 모이카노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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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나토 모이카노(사진 왼쪽)는 법대를 나와 변호사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파이터를 선택했다. |
| ⓒ UFC 제공 |
둘은 같은 체육관 동료라는 점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둘다 모두 미국 플로리다주 코코넛 크릭시에 위치한 명문 MMA 체육관 아메리칸탑팀(ATT) 소속으로 팀메이트간에 메인이벤트에서 맞붙게됐다.
서로를 존중하지만 승부는 승부다. 모이카노는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갔다가 패한 후 2연패에 빠져있다. 이번마저 패하면 상위권 경쟁은 힘들어질 수도 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던컨은 4연승으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모이카노는 반드시 연패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모이카노는 파이터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이색적인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원래 변호사를 목표로 법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안정적인 직업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 위에 있었지만,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격투기였다. 단순한 취미 수준이 아닌, 인생을 바꿀 만큼 강렬한 확신이었다. 모이카노는 결국 학업을 중단하고 파이터의 길에 뛰어들었다. 많은 이들에게는 무모해 보일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갔다.
브라질은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본고장이다. 모이카노 역시 그러한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래플링을 익혔고,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지역 무대를 거치며 실력을 쌓은 그는 세계 최고 무대인 UFC에 입성하게 된다.
초기에는 페더급에서 활동하며 기술적인 그래플러로 주목받았다. 이후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특히 이슬람 마카체프와 타이틀전을 치렀다는 사실은 그의 커리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안정된 미래 대신 불확실한 도전을 택한 선택. 그 결과 모이카노는 단순한 참가자가 아닌, 정상급 무대에서 경쟁하는 파이터로 성장했다. 그의 인생은 '선택의 무게'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래플링의 교과서…정교함으로 싸우는 파이터
모이카노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그래플링이다. 브라질리언 주짓수 블랙벨트로, 단순히 기술을 구사하는 수준을 넘어 '경기를 설계하는 그래플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그래플링은 힘이나 순간적인 폭발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포지셔닝, 압박, 그리고 상대의 반응을 읽는 능력에 기반한다. 상대를 케이지 쪽으로 몰아넣은 채 작은 균형 붕괴를 만들어내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테이크다운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매우 정교하다.
특히 그라운드 상황에서의 운영 능력은 수준급이다. 백 포지션을 잡았을 때 보여주는 집요함은 그의 대표적인 무기다. 상대가 방어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다음 공격으로 이어지며, 초크나 관절기로 연결되는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이런 '연결성'은 단순한 기술 숙련도를 넘어 경험에서 나오는 영역이다.
타격에서도 분명한 발전을 이뤘다. 초창기에는 그래플러 이미지가 강했지만, 현재는 잽과 거리 조절, 카운터 능력까지 갖춘 균형 잡힌 파이터로 진화했다. 무리하게 난타전을 벌이기보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효율적으로 타격을 적중시키는 스타일이다.
그의 경기 스타일은 화려함보다는 실용성에 가깝다.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난타전보다는, 상대의 강점을 제거하고 자신의 흐름으로 경기를 끌고 가는 데 집중한다. 실제로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경기보다 중요한 것은 승리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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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나토 모이카노는 경기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지능형 파이터로 불린다. |
| ⓒ UFC 제공 |
모이카노의 커리어는 파란만장하다. 정상급 선수들과 맞붙는 과정에서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며 기복을 겪었다. 특히 라이트급은 UFC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한 체급으로 꼽힌다. 한 경기 결과만으로도 순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환경이다.
그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러 차례 좌절을 경험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이후였다. 많은 파이터들이 연패를 겪은 뒤 무너지는 것과 달리 모이카노는 다시 일어섰다. 패배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파이팅 스타일을 조정하며 다시 경쟁력을 회복했다.
이러한 과정은 베테랑으로서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그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난 선수를 넘어, 상황에 맞게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파이터가 됐다.
또한 UFC 라이트급에서 오랜 기간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그의 수준을 증명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유망주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그는 여전히 상위권에서 이름을 지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력뿐만 아니라 꾸준함과 자기관리, 그리고 경기 이해도가 결합된 결과다.
최근 그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개인 방송과 외부 활동을 줄이고 훈련에 집중하며 경기력 회복에 힘쓰고 있다. 커리어 후반부에 접어든 시점에서 선택한 이 변화는,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베테랑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명성이 아니라 현재의 경쟁력이다. 모이카노는 여전히 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다듬고 있다.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모이카노의 현재
현재의 헤나토 모이카노를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은 '이기는 법을 아는 선수'다. 그는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며, 언제 공격하고 언제 물러서야 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한다.
압도적인 피니시 능력이나 폭발적인 타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은 아니지만, 경기 전체를 통제하는 능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상위권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이러한 능력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우하는 무대에서, 그의 안정적인 운영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또한 그는 경험을 통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체득한 파이터다. 무리한 공격으로 흐름을 잃기보다는, 확실한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선택을 한다. 이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승률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모이카노가 다시 정상 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연승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라이트급 상위권은 이미 강자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확실한 성과가 필요하다. 그의 커리어는 이미 많은 것을 증명했다. 법대를 떠나 파이터가 된 선택, 세계 최고 무대에서의 경쟁, 그리고 수많은 강자들과의 대전 경험까지.
확실한 것은 모이카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옥타곤 위에서 그는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다시 한 번 정상으로 향하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5일 던컨과의 빅매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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