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때문에 문제 있는 사람은 안돼"... 민주당 '후보군 북적' 안산갑 민심은?

복건우 2026. 4. 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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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르포] 양문석 의원직 상실한 안산갑... 김용·김남국·전해철·조국 거론에 주민들 '엇갈리는 평가'

[복건우, 이진민 기자]

 지난 1일 경기 안산시 반월역. '부동산 대출 사기! 양문석 국회의원직 상실!'이라고 적힌 국민의힘 안산시갑 당원협의회 현수막이 반월역 인근에 붙어 있다.
ⓒ 복건우
"양문석 때문에 주민들 마음은 딱 하나야. 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은 안 된다!"

경기도 안산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아무개(65·여)씨는 오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안산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두고 단호하게 말했다. 안산갑은 지난 3월 대출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를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로 현재 공석 상태다. 김씨는 안산갑에 새로 당선될 후보에겐 양 전 의원처럼 '법적 리스크'가 있어선 안 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양문석 대출 사기로 주민들이 엄청 화가 났었어. 안산은 민주당 후보가 나오면 항상 뽑아줬고 이번에도 뽑아줄 거야. 그런데 법적으로 문제가 돼서 처벌받은 사람을 우리가 한번 경험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사람이 나오면 어떡해? 주민들 사이에선 문제 있는 사람은 절대 뽑지 말자고 하고 있어."

안산갑 보궐선거 둘러싸고 현재 여권에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 전해철 전 의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까지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공천 확정 전까지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일 안산갑에 해당하는 상록구 반월동·본오동·사동 등을 돌며 주민 20여 명을 만나 이들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양 전 의원 사례 때문인지 거론되는 후보들의 사법리스크나 과거 논란이 됐던 재테크 등 도덕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경선 구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특정 인물에 대한 지지에 신중한 분위기도 엿보였다.

안산 지역은 19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의원이 주로 당선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19대 총선에선 총 4석 중 민주통합당이 3석, 새누리당이 1석을 차지했고, 20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이 2석, 새누리당이 2석을 차지했다. 그러다 21대 총선과 22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각 4석, 3석으로 안산 지역구를 모두 휩쓸었다. 특히 상록구가 포함된 안산갑은 전해철 전 의원이 내리 3선(19·20·21대 안산시상록구갑)을 한 만큼 '민주당 텃밭'으로 꼽힌다.

[김용] 대통령 최측근이지만 항소심 유죄가 최대 약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 유성호
먼저 김용 전 부원장의 출마설을 두고는 부정적인 평가가 뚜렷했다. 양문석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데, 또다시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인물이 등판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었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은 상태다. 만약 이번에 당선되더라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당선무효형으로 또다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김 전 부원장은 검찰의 조작 수사· 기소를 주장하면서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김아무개씨는 "김용도 범죄자 아니냐"라며 "법으로 문제가 되거나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뽑아주면)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의원직을 상실한 양 전 의원에 대해 "대출 사기라니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라며 "그런 사람을 한 번 경험했으니 이번엔 누가 (안산갑) 후보로 나오는지 꼼꼼하게 볼 거다. 주민들도 문제 있는 사람은 절대 안 뽑겠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안산에 살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다니는 한 대학생(25·여)은 "김용이 (안산갑 후보로) 나와도 되나.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았는데 민주당이 김용을 내보낼 이유가 있나"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한 대학원생(25·여)도 김 전 부원장에 대해 "처벌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왜 국회의원 후보로 꼽히는지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 전 부원장을 민주당 후보군 중 가장 선호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여기엔 이재명 정부의 높은 국정 지지율과 맞물려 김 전 부원장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 또 민주당이 김 전 부원장 사건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의 '조작 기소'가 이뤄졌다며 국정조사를 추진 중인 상황에서 그에 대한 '동정론'이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산 반월역 앞에서 만난 홍아무개(61·남)씨는 "(안산갑 민주당 후보로) 김용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감옥에서) 고생하고 오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안산에서 20여 년간 거주한 이아무개(50대·남)씨는 "옛날엔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 이번엔 이재명 정부가 잘하고 있으니 민주당 쪽에 투표하려 한다"라며 "김용이 (민주당 후보로)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당내에선 김 전 부원장의 출마설을 놓고 의원들 간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김용을 (전략공천해 달라고) 요청하더라"라며 "김용은 정치검찰 조작기소의 상징이라 확실히 선명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지도부 의원은 "김용은 재판이 결론 나야 할 것"이라며 "실제로 나올 만한 사람은 김남국이랑 전해철밖에 없는 것 같더라"라고 했다.

[김남국] 과거 '코인 논란'을 둘러싼 애증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의 출마설을 두고는 주민들의 기대와 회의가 교차했다. 김 대변인은 안산 단원구을에서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서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있지만, 과거 수십억 원대 코인 투자 논란이 지금까지도 재소환되면서 약점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김현지 제 1부속실장을 언급한 인사 청탁 문자 논란으로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에서 사퇴한 뒤 지난 2월 민주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안산에서 40년간 거주한 천아무개(69·남)씨는 "김남국이 젊은 세대라 말을 잘하고 이미지가 깔끔하다"라면서도 "코인이 약점이다. 그런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이번 출마에도) 데미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록구 한 식당가에서 만난 주아무개(69·남)씨도 "김남국은 코인으로 돈 많이 벌었잖아"라며 "나는 김남국은 별로고 서민적인 사람이 좋다"라고 말했다.

안산 상록수역 앞에서 만난 이아무개(50대·남)씨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운을 떼며 "김남국이 (대통령실에서) 국정 활동을 활발하고 시원하게 해서 좋아한다. 잠깐 (코인 논란이) 있었지만 그 사람 잘못은 아닌 것 같다"라고 평했다.

[전해철] 인지도 가장 높지만 만만치 않은 당내 견제
 지난 2025년 5월 23일 오후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16주기 추도식. 전해철 전 의원과 강금실 전 장관.
ⓒ 윤성효
전해철 전 의원은 과거 안산 상록갑에서 3선을 지내며 쌓인 인지도가 있었지만 대표적인 비이재명(비명)계로 분류되는 그가 현실적으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엿보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그는 대표적인 친문재인(친문) 인사로 꼽힌다.

앞서 인터뷰에 응한 주아무개씨는 "전해철이 여기서 국회의원을 할 때 소상공인들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라면서도 "전해철이 나온다면 찍고 싶은데 친문재인(친문)이고 비명이라 공천을 받을지 안 받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상록수역 앞에서 만난 한 택시 기사는 "전해철이가 (안산에서 국회의원을) 오래 했으니까 좀 낫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상록수역 인근에서 노점상을 하는 70대 부부는 "전해철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아는데 (민주당 후보로 거론될)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회의적이었다.

전해철 전 의원의 출마를 두고 친이재명(친명)계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시절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이탈표 사태를 거론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다.

김지호 전 대변인은 전 전 의원을 향해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어떤 판단과 표결을 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당당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한준호 의원은 전 전 의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치검찰의 조작기소에 눈 감고 당대표를 흔든 사람이 있었다"라며 "그런 분이 다시 국회로, 민주당의 이름으로 돌아오겠다고 한다. 이게 맞느냐"라고 비판했다.

[조국] 지역 뿌리 없는 게 약점... "나온다면 민주당과 단일화해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3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회의실에서 조국혁신당 창당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3강(强), 3신(信)으로 지방정치의 진보적 3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재보궐 출마 지역을 놓고 고심 중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안산갑 출마설은 이곳 주민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반월역 앞에서 만난 20년차 주민 김아무개(50대·여)씨는 "조국 대표한테 안산에 나오지 말라고 얘기해 달라. 우리를 호구로 아느냐"라며 "본인은 인지도가 있어서 당선될 거라 생각할진 모르겠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조 대표에 대해서도 양 전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사람은 출마하면 안 된다"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후보군에 비해 조 대표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그것이 곧장 지지도로 연결되진 않을 거란 평가도 있었다. 앞서 인터뷰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학생은 "지역에 관심이 많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걸 아는 사람을 뽑는 선거이니 조국이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뽑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조국이 (혁신당) 당대표니까 제일 낫지", "조국은 (민주당보다) 힘이 없는데 나온다면 도와줘야지"라며 지지 의사를 밝힌 이들도 있었다.

조 대표가 출마한다면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왔다. 상록수역 인근 방앗간에서 만난 80대 여성은 "민주당 후보랑 조국이 같이 나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당만 다르지 사실상 똑같은 후보들이지 않느냐"라고 했다. 앞서 인터뷰한 천아무개씨도 "조국은 혁신당 소속으로 나올 텐데 (민주당과) 단일화를 하면 100퍼센트 (당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혁신당 안산지역위원회는 앞서 3월 성명문을 내고 "조국 대표의 안산 출마는 수도권에서 혁신당의 확실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조 대표의 안산 출마를 정중히 요청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대표는 자신의 재보궐 출마지를 4월 중순쯤 공개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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