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한 번 보려고 왕복 5시간…18만명 고통 끝내준 치과

지난달 31일 경북 안동시 수상동 안동병원. 휠체어를 탄 환자들이 이른 시간부터 모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 내 새롭게 문을 연 ‘경북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에서 검진을 받기 위해서다.
경북 청송군에서 왔다는 한 60대 환자는 “이전에는 치과를 가려면 차로 왕복 4~5시간이 걸리는 대구까지 가야 해서 매우 힘들었는데 이제 청송과 가까운 안동에 장애인을 위한 치과가 생겨서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북 지역에 사는 장애인들에게 치과 진료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도내에 장애인들을 위한 전문 치과 시설이 없어 대도시로 ‘원정 진료’를 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수요가 몰리면서 한 번 진료를 받으려면 몇 달씩 대기해야 했다.

경북 지역은 등록 장애인 수가 약 18만 명으로 전국 평균을 웃돌지만 전담 치과 진료 시설이 없었다. 경북은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나 국립의과대학과 같은 의료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 장애인을 위한 전문 치과 시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의료 인프라의 부족은 낙후된 정주 여건과 맞물려 지방소멸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북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보건복지부 지정 사업으로 문을 열었다. 국비와 도비 지원에 더해 안동병원이 자체 자원을 투입해 만든 공공의료 인프라다. 특히 일반 치과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 환자를 대상으로 전신마취나 행동조절이 가능한 전문 치과 치료를 제공한다.

센터는 장애인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전용 진료 장비와 맞춤형 진료 시스템을 갖췄다. 안동병원은 경북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치과·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공중보건의, 마취간호사, 치과위생사 등 필수 전담 인력의 인건비와 운영 자원을 투입해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안동병원에 경북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문을 열면서 앞으로 경북 지역 장애인들의 필수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안동병원은 비급여 진료비 지원 등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적기 치료를 유도해 장애인의 구강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이번 센터 개소는 경북 장애인들이 거주지 내에서 수준 높은 전문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동병원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기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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