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참모들 발길 뚝 끊겼다…‘유튜브 출연 자제령’ 부른 사건

청와대 참모들의 유튜브 방송 출연이 뜸해졌다. 지난 2월 14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한 게 마지막이다. 유튜브 대신 최근 한 달 반 동안 청와대 참모들의 방송 출연은 레거시 미디어(전통 매체)에 집중됐다. 하정우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은 지난 1일 MBN에 출연했고, 홍익표 정무수석은 지난달 31일 MBC에 나왔다.
올 초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난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연쇄적으로 부동산 정책 관련 메시지를 냈을 때 참모들이 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한 곳은 유튜브 채널이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2월 4일 유튜브 ‘오마이TV’에, 김남준 전 대변인은 13일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세금은 최후의 수단이다”라는 등의 설명을 했다.
지난해 6월 출범 직후부터 이재명 정부의 주요 정책 홍보 창구는 유튜브 방송이었다. 당시 한 청와대 참모는 “유튜브와 일반 방송을 가리지 말고 출연해 홍보를 하라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라고 전했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정부 출범 이틀 뒤인 6일 지상파 방송사 등을 제치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겸공)’과 가장 먼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유튜브 출연을 격려하던 분위기 속에서 청와대 참모들은 ‘겸공’, ‘매불쇼’ 등 친여 유튜브 방송에 자주 얼굴을 내비쳤다. 청와대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유튜브 방송 기반 매체를 출입기자단에 포함시키도 했다. 청와대와 친여 유튜버 사이엔 유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이렇게 말했다.
“유튜브 출연을 자제하라는 방침이 청와대 내부적으로 공유됐다. 특정 유튜브 채널에 나가지 말라는 건 아니다. 기존 언론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아닌, 유튜브 성격이 강한, 그러니까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은 웬만하면 출연을 자제하라는 뜻이다.”
왜일까.

여권 내부에선 지난달 10일 김어준 씨의 ‘겸공’에서 제기된 ‘공소취소 거래설’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다. 전직 기자 장인수 씨는 당시 김씨 방송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가 다수의 고위 검사들에게 ‘대통령의 뜻이니 공소를 취소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말할 가치도 없는 음모론”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도 상당히 불쾌하게 봤다. 이 사건을 단순히 오보가 아닌 김어준 씨가 정권을 흔드는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인사가 김어준 씨 방송에 대해 ‘과거 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언론이 하던 짓 아니냐’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어준 씨의 ‘공소취소 거래설’이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다. 정부 출범 후 유튜브 관련 논란이 누적된 결과”라고 했다. 그가 지목한 사례 중 하나가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집값이 떨어지면 돈 모아서 그때 사면 된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은 대출 규제로 집을 살 수 없게 된 서민의 분노를 불렀다. 결국 이 전 차관은 자신의 주택 구입 이력 등이 논란이 돼 사퇴했다.

여기에 김어준 씨가 엠바고(보도 유예 요청)를 파기하고 이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을 유튜브 ‘겸공’에서 공개하는 등의 논란도 있었다. 지난 1일엔 청와대 고위 인사가 보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중동 사태 관련해 설명한 내용을 김씨가 유튜브 방송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고발뉴스TV에 출연한 패널이 이 대통령에게 질문한 청와대 출입기자를 향해 “간첩 행위”라고 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청와대 내에선 친여 유튜버들 사이의 분열 문제를 거론하는 인사들도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유튜버와 그렇지 않은 유튜버 사이의 분열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이런 분열이 이재명 정부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인데, 청와대 참모가 그런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는 게 맞느냐고 청와대 인사는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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