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실장이 왜 여기에? 한의사 600명 놀란 ‘李대통령 축사’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회관 대강당. 제70회 한의협 정기 총회가 열린 이날, 한의사 600여명의 시선은 한 참석자에게 일제히 쏠렸다. 바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강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기 위해 총회장을 찾았다.
‘고위급 인사’의 참석에 현장에선 예상치 못했다는 기류가 흘렀다. 한의협 관계자는 “행사 당일 강훈식 실장의 참석 사실을 공지했지만, 다들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며 “강 실장이 실제 모습을 드러내자 놀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한의협 총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훈식 실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의계 지원과 정책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한의약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한 축으로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어르신·장애인 한의사 주치의제, 한의 방문진료 확대 정책을 통해 국민 누구나 촘촘한 한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李대통령, 업무보고서 ‘한의사 공직자’ 찾기도
깜짝 등장부터 이례적인 축사까지. 한의협 총회 풍경은 한의계에 대한 이 대통령의 관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한의계 관련 정책에 힘을 실어왔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가 단적인 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이후 첫 질문으로 난임 치료 횟수 제한을 꺼냈다. 그러면서 한의학 처방을 언급했다. 이어 “국가 지원이 있나”, “한약의 유효성이 검증된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객관적·과학적 입증이 쉽지 않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거 같다”고 답했다.
현재 한의약 난임 치료는 국가 지원이 없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한방 난임 치료 지원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뒤이어 이 대통령은 “이것도 한의사 업계에서 물어봐달라고 한 건데”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복지부 공직자 중 한의사가 있느냐. 이중 한의사가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현장에선 “국·과장급 중에선 없다”는 답이 나왔다. 현재 복지부 한의약정책관 산하에 한의사 출신은 한 명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직전 윤석열 정부에서 사라졌던 한의사 주치의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윤성찬 한의협 회장은 지난해 9월 이 대통령의 한의사 주치의로 위촉됐다. 당시 한의계에서는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진료하며 각종 현안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행보를 두고 한의계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 한의사들이 이 대통령(당시 경기도지사)을 많이 도와줘서 양측이 가까워진 것으로 안다. 또한 난임 부부 지원 사업 등의 반응이 좋았고, 이에 대한 대통령 관심도 큰 편이었다”고 밝혔다.
주치의 부활에 정책 추진도…한의협 “역할 확대 기대”

한의약 난임 치료와 관련해선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사업 모니터링과 ‘한의 난임 정보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의약 난임 치료의 효과성은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며 “객관적인 지표 마련을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석희 한의협 홍보이사는 “초고령 사회와 맞물려 한의사의 일차 의료와 돌봄 관련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 분야는 한의사가 강점이 있는 영역인 만큼 이번 정부를 계기로 역할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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