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GS 2연승 만든 안혜진의 쇼타임

김효경 2026. 4. 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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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승을 뜻하는 손가락 두 개를 펼친 GS칼텍스 안혜진. 김천=김효경 기자

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GS칼텍스는 4세트에서도 15-17로 끌려갔다. 패배의 기운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GS칼텍스 안혜진이 서브를 넣기 위해 엔드라인으로 향했다. 안혜진의 서브는 까다롭게 날아갔고, 결국 도로공사는 사이드아웃을 돌리지 못했다. 네 번의 랠리 이후 모마가 강타를 때렸지만 블로킹에 걸렸다. 그리고 다시 안혜진의 서브는 뚝 떨어졌고, 강소휘가 간신히 건드렸지만 연결이 되진 못했다. 17-17 동점.

다음 서브도 제대로 리시브가 되지 않았고 수비 이후 GS칼텍스 실바가 반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다음 랠리 역시 GS칼텍스의 유효블로킹과 디그 이후 실바가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다음 안혜진의 서브가 강소휘를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점수는 순식간에 20-17이 됐다. 사실상 이날 승부의 분위기가 갈라진 순간이었다. 기세를 탄 GS칼텍스는 4세트에 이어 5세트까지 가져가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따낸 GS칼텍스는 1승만 더하면 정상에 오르게 된다.

팀내 최다득점자는 실바(35점)였지만, 이날의 씬스틸러는 안혜진이었다. 4세트를 포함해 경기 내내 날카로운 서브를 날려 팀 리시브 1위 도로공사를 괴롭혔다. 서브득점 4개, 블로킹 1개 포함 총 6득점. 서브에이스도 득점도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었다. 본업인 세트 역시 훌륭했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서브도 서브지만, 세터가 첫 번째는 공 올리는 거니까 분배나 이런 부분도 괜찮았다"며 엄지를 세웠다.

GS칼텍스 안혜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안혜진은 어깨 부상 전 '한 서브' 하는 선수였다. 강하진 않아도 흔들림이 커 상대 리시버를 괴롭혔다. 2021~22시즌엔 29개의 서브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어깨 수술 이후 복귀한 올 시즌엔 예전 같은 서브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챔프전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휘했다.

안혜진은 "너무 재밌고, 짜릿했다. 오래간만에 블로킹 손맛도 봤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경기가 초반에 잘 안 풀려서 당황했다. 5세트까지 가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게 기쁘다"고 했다. 그는 "경기를 많이 뛰다 보니까 서브감이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영택 감독도 안혜진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확실히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안혜진의 백업으로 나서고 있는 김)지원이가 못하는 건 아니다. 혜진이가 공백기가 있었어도 큰 경기에서 경험을 살리는 걸 보면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중간중간 급해지는 경향이 안될 때가 있는데 지원이가 혜진이를 쉴 수 있게 해 주고있다. 두 선수 패턴이 다른 면이 있어서 상대가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GS칼텍스 안혜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5세트 운영도 빛났다. 안혜진은 실바가 아닌 레이나에게 공격을 몰아줬고 연이어 득점을 올려 4-0이 됐다. 안혜진은 "레이나의 공격이 좋았다. 그 전에 실바한테 블로킹이 아예 2명씩 따라붙어서 그냥 레이나를 믿고 예쁘게 올려줬는데 득점이 났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활용했다"고 했다.

여자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GS칼텍스는 플레이오프(3전 2승제)를 2연승으로 통과한 데 이어 챔프전까지 두 경기 연속 이겼다.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봄배구에서 5연승중이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임에도 다들 잘 버티고 있다. 안혜진은 "운동할 때 보면 선수들도 재밌게 하고 '질 것 같은 생각이 안든다'고도 얘기한다. 계속 숭리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겨서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수술 부위가 아프지 않을 리는 없다. 안혜진은 처음엔 "아프지 않다"고 했다가 "사실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다른 선수들도 다 아프고 힘들다. 이겨내면 두 배로 기쁘다"라고 했다. 무릎 통증을 이겨내고 있는 실바에 대해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책임감도 강하고 승부욕도 강하다. 3세트 이후에도 '공을 달라'고 눈이 커지더라. '이건 안 주면 큰일나겠다' 싶었다. 공이 (많이)몰렸지만, 해결해 줬다"고 했다.

GS칼텍스 안혜진. 사진 한국배구연맹

올 시즌을 앞두고 어깨 수술을 받은 안혜진은 예전과 같은 패스를 올리지 못했다. 어깨 가동범위가 줄어든데다 경기 감각도 많이 떨어졌다. 선발 출전 횟수도 줄었다. 그러나 시즌 후반부터 제 모습을 찾아 정규시즌 3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그래서인지 준플레이오프 승리 이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한참 말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안혜진은 "많은 생각이 스쳤다고, 해냈다는 생각과 안도감도 있었다. 정신이 없어서 '끝났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음성 연결이 끊기기도 했다"고 웃으며 "고생했던 것들이 생각났다"고 했다.

GS칼텍스는 이제 1승만 추가하면 2020~21시즌 이후 5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안혜진은 "김천에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은 없다. 홈에서 꼭 승리하면 좋겠다. 일요일 경기(3차전)이 매진됐다고 들었다.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시는 만큼 좋은 경기 해서 좋은 승리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김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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