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바둑리그, ‘시청률 0.098%’로 마무리…다음 시즌 개선 여부 관심 [흑백 세상]

20년 동안 바둑계의 든든한 스폰서이자 버팀목 역할을 했던 국민은행이 이번 시즌 바둑리그를 끝으로 후원을 종료한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한국기원 이사장을 맡은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인 끝에 차기 시즌은 ‘하나은행 바둑리그’로 열리는 것이 확정되면서 바둑계는 한시름 놓았다는 분위기다. 다만 국민은행이 마지막으로 후원한 시즌에서도 막판에 ‘반칙 논란’이 터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시즌 바둑리그에서도 시청률 0.1%대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결국 0.098%의 시청률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바둑 팬들의 현장 ‘직관’에 열려 있지 않은 한국기원과 바둑리그인 만큼 사실상 시청률이 흥행 여부를 확인하는 유일한 지표였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라는 명칭으로 지난 2006년부터 20년 동안 열린 대회는 오는 24일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2017년 유료 방송 가구 기준 시청률 0.274%를 기록했던 바둑리그는 지난 시즌 0.1%선마저 붕괴했고, 결국 역대 최저치인 0.087%까지 추락했다. 2020~2021년 0.187%, 2021~2022년 0.163%, 2022~2023년 0.102%로 떨어졌던 시청률은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0.1%대를 회복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소폭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한국기원에 후원 철회를 결정하기 전에 ‘2년 유예 기간’을 줬다. 하지만 계시기를 바꿨다가 ‘시간패’ 횟수가 급증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원점으로 회귀하기도 했고, 반칙 관련 규정과 심판 개입 규정이 오락가락 하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하는 바둑리그와 한국기원 직원 업무 시간이 서로 다른 점도 문제였다. 한국기원 사무국 직원이 오후 6시에 퇴근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전·리그 담당자가 없는 상태로 바둑리그가 진행됐다. 매주 목~일요일, 주 4일 동안 펼쳐지는 바둑리그 현장에 한국기원 대회운영팀(과거 기전팀·리그팀)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한국기원 바둑TV 부서에서 근무하는 방송 담당자들이 대회 운영의 일정 부분을 맡은 셈이었지만, 각종 문제 상황을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타 스포츠에서는 협회 직원들이 대부분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근무를 하고, 이는 당연한 상식이다. 쿠키뉴스는 한국기원 고위급 관계자에게 바둑리그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일부 직원들만이라도 근무 형태를 바꿔서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하는 게 아닌지 질의했고,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직원들 근로 계약상 업무 지시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같은 부분은 다음 시즌 바둑리그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지적된다. 과거 20년 전, 한국기원에서 열리는 프로 대국은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기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바둑리그를 비롯해 많은 기전에서 오후 7시 대국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한국기원이 운영하는 바둑TV 생방송 시간을 고려한 조치다. 제반 상황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근무 시간은 바뀌지 않으면서 바둑리그 운영상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모습이 나타났다.

언젠가부터 메인 스폰서인 KB국민은행에서 바둑리그 시상식에 고위급 인사 대신 일선 실무자를 보내기 시작한 점도 후원 철회 시그널의 일종이었다. 과거에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바둑리그 시상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쿠키뉴스가 2024년 6월9일 단독 보도한 후원사 빠진 시상식…바둑리그 다음 시즌 ‘위태위태’ 기사를 살펴보면,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신분인 한상열 부총재가 우승팀 시상을 진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났음에도 한국기원은 달라지거나 발전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에 직면했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한국기원 이사장을 맡은 덕분에 바둑리그 명맥이 유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하나은행 바둑리그에서는 한국기원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바둑리그 흥행을 위해 직원들의 근무 시간 조정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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