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발발 이후 연기금이 국내 증시 대형주를 중심으로 엇갈린 매매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이 다각화된 삼성전자 주식은 대거 사들인 반면,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 비중은 줄이며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 안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58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매수분을 합치면 전체 순매수액은 2665억원으로 늘어나 순매수 1위다.
연기금은 포트폴리오 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정해져 있어 통상 주가 급등기에는 차익을 실현하고 하락기에는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국내 최고 우량주로 꼽히는 삼성전자가 전쟁 여파로 인해 조정세를 보이자 적극적인 매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연기금은 주가 급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사이 괴리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우선주만 꾸준히 매입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는 우선주는 물론 보통주까지 함께 사들이는 양상을 보인다.
연기금은 같은 기간 삼성SDI도 1076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2위에 올렸다. 전기차 의존도가 높은 2차전지 업종이 전쟁으로 인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연기금 매도 물량은 현대차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이 기간 연기금 순매도 1위 종목은 현대차(-1976억원)였다.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1499억원)도 이름을 올렸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비해 시장 민감도가 높아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