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오세훈 법정대면 2라운드…3300만 여론조사 제공 공방

오세훈 서울시장 측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법정에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명씨는 “오 시장이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해서 수락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반복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 설계와 분석 과정에서 피드백이 오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이 요구한 여론조사라면 협의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조형우)는 3일 오전 10시부터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5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명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명씨는 지난달 20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가 오 시장 지시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고성과 재판장의 중재가 반복됐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이 “(명씨는) 오세훈이 아닌 김종인 등을 위한 조작 여론조사를 시행했다”고 말하자 명씨가 “조작이라고 하지 마라”며 받아치기도 했다. 명씨가 “변호사님들이 준비를 안 한 것 같다”고 말하자 오 시장 측에서 “왜 평가하냐”며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재판장이 명씨에게 “그렇게 화를 참기 어렵냐”고 주의를 주자, 오 시장은 작게 미소 지었다.

오 시장 측은 명씨가 이권을 챙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오 시장 측이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면 선거 전략 수립, 문항 설계 등 일련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오 시장과 강 전 정무부시장에 의하면 피드백 과정이 없었다”며 그 이유를 묻자 명씨는 “피드백이 왜 없냐. 전화로 설명을 다 했다”고 답했다.
오 시장 측이 “명씨의 황금폰에서 강 전 정무부시장,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 내용 등을 보낸 내역이 없지 않냐”는 취지로 묻자 명씨는 “기억할 수 없지만, 처음에는 제가 오 시장에게 출력을 다 해서 가서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 측은 명씨가 실시했다고 주장하는 여론조사 건수가 진술 시점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은 “구속 이후 민주당과 접촉하며 정치적 의도로 허위진술한 거 아니냐”며 명씨의 진술 신빙성을 지적했다.

명씨는 이날도 오 시장이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김씨에게 비용 대납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장이 “12월 22일에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거냐”고 묻자 명씨는 “네. 전화 받았지 않냐”고 답했다. 또 명씨는 오 시장의 요청으로 송 쉐프에서 그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2000만원이라는 여론조사 금액이 거론됐다고 증언했다. 재판장의 “강 전 정무부시장 말고 오 시장에게 통으로 한번 의뢰받은 게 맞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오 시장 측은 지난 공판에서 5월 초에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에 1심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조수빈 기자 jo.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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