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이어 또... 염혜란이 78년 전 비극 품은 이유
[장혜령 기자]
2일 용산 CGV에서 영화 <내 이름은>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정지영 감독, 염혜란,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 배우가 참석했다.
<내 이름은>은 1998년 촌스러운 이름이 콤플렉스인 18세 영옥(신우빈)이 1949년 제주의 4.3 사건을 겪은 어머니 정순(염혜란)의 궤적을 따라 교차하며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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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 이름은' 시사회ㆍ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정지영 감독, 염혜란,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 |
| ⓒ 연합뉴스 |
정 감독은 "4.3 사건에 관심은 있었지만 다른 감독이 다뤄 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남부군>, <남영동 1985>에서 남북한의 이데올로기 문제를 거론해서 피하려고 했다. 제작사 대표가 건네준 시나리오에서 이름을 찾아가는 아이디어를 놓치고 싶지 않아 2년 동안 시나리오를 수정했고, 베를린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들었다. 제작자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정순의 개인사와 한국의 비극이 엇갈리는 특별한 구성에 대해서 정 감독은 "1998년까지 금기시했던 분위기가 풀린 지도 얼마 되지 않아 4.3 사건을 전면으로 다루기 어려웠다"라며 "현시점부터 공론화된 1998년을 중심으로 1949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성을 취하면 4.3 사건이 달리 느껴진다거나, 궁금해질 것 같았다"며 교차편집 의도를 밝혔다.
영옥이 겪는 학교 폭력과 정순이 겪은 국가 폭력이 다르지 않게 진행된다. 정 감독은 "폭력에 관한 책을 통해 국가 폭력의 메커니즘을 많이 알게 되었다. 학교 폭력과 국가 폭력이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라며 "평화로운 공동체에 외부인이 질서를 다시 잡으려고 할 때, 갈등이 시작되고 이는 집단 폭력으로 변질된다. 4.3의 끔찍한 폭력을 추적해서 느닷없이 보여주면 충격을 줄 것 같았다. 학교 폭력으로 완충 장치를 두면서도 세습화된 폭력과 연결을 찾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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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염혜란이 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내 이름은' 시사회ㆍ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정순을 선택하게 된 계기를 두고 염혜란은 "실화 소재라 부담스러웠지만 78년 된 사건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묻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라며 "정순은 전형적이지 않다.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인 인물이 다층적이라 작품의 매력이 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4.3 사건을 다룬 작품을 많이 참고했다. 그중 증언집 속 육성이 마음에 무언가를 건드렸다. 정순이 내내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는 이유는 과거를 직시하지 못한다는 상징적인 도구"라며 " 마지막에 이르러 고통의 장소에서 이를 직면하고자 선글라스를 벗는다"며 캐릭터의 성장을 설명했다.
정지영 감독은 "염혜란씨와 전작 <소년들>에서 준철(설경구)의 아내 역할로 만났다. 며칠 촬영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리얼하고 맛깔스러운 연기에 반해서 더 큰 역할을 맡았으면 싶었다"라며 "<내 이름은>의 시나리오를 준비할 때 다음 작품도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두말할 것 없이 시나리오를 수정했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엄마 정순과 살가운 모자 케미를 보여준 아들 영옥 역의 신우빈은 <내 이름은>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마쳤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제대로 4.3 사건을 배우지 못했다. 잘 몰라서 처음에는 접근하기 두려웠지만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역사적 사건을 겪은 한 가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야기가 재미있기도 해 부모님을 생각하며 읽어 나갔다"며 "영옥에겐 친구들과 연대도 중요하지만 엄마와의 연결도 중요하다. 정순의 집이 실제 4.3 사건을 겪은 분의 집인데 이상하게 그 장면을 찍을 때 조심스러워졌다"고 회상했다.
한편, 영화 <내 이름은>은 오는 4월 1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더무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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