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 명동 상권의 부활…가성비 호텔 뷔페 '예약 전쟁'

한예주 2026. 4. 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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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쇼핑 동선 맞물린 명동 상권 특수성
'가성비 런치' 예약 경쟁 심화
뷔페 시장 양극화 뚜렷

#. 서울 명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정신(43)씨는 지난달 최근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위해 인근 비즈니스 호텔 뷔페 레스토랑을 예약하다 깜짝 놀랐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중저가 호텔이 몰려있는 지역인 만큼 평소 당일 예약이 가능했지만, 대부분이 만석이었다. 박 씨는 "요즘 외식 물가가 올라 뷔페가 차라리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면서 "직장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 비투숙 고객까지 찾으면서 예약이 어렵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 특급호텔 뷔페 가격이 1인당 20만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가성비'를 내세운 중저가 호텔 런치 뷔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관광 수요가 집중된 명동 일대에서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호텔 런치 뷔페 예약이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객실 이용률이 상승하고, 호텔 내 식음(F&B)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외국인은 143만1472명으로, 전년 대비 25.7% 늘었다. 최근 일 년간 최고 증가 폭이다. 이 중 관광객은 35% 성장한 112만명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밀려오면서 호텔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을지로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은 올해 누적 기준 투숙객 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명동에 위치한 L7 역시 같은 기간 20%, 명동에 근접한 웨스틴 조선과 레스케이프 등 신세계 계열 호텔 또한 10% 수준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뷔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울 주요 특급호텔 뷔페는 디너 기준 20만원에 근접하거나 이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서며 소비자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원가 상승과 프리미엄 전략 강화가 맞물린 결과다.

결국 늘어난 수요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런치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10만원 이하의 호텔 런치 뷔페가 '대안 소비'로 부상하면서 명동·을지로·동대문 일대에서는 예약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 롯데시티호텔 명동,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명동 등은 런치 기준 4만~6만원대 가격을 유지하며 높은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호텔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

더 낮은 가격대의 비즈니스호텔 뷔페도 주목받고 있다. 중구 그레이스리 서울 호텔의 본살루테 런치 뷔페는 네이버 사전예약 시 2만57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을지로 호텔 피제이는 2만1500원, 명동 솔라고 호텔 명동도 2만3000원으로 '가성비 뷔페'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명동 거리가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명동 상권의 특수성이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일정 속에서 접근성이 좋은 호텔 뷔페가 '식사와 휴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회전율이 높은 런치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동 일대 호텔 뷔페는 외국인 고객 비중이 절반 이상인 곳도 있다"며 "가격 부담이 덜한 런치 시간대에 수요가 몰리면서 주중에도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호텔 뷔페 시장 구조 재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급호텔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며 고가 정책을 유지하는 반면, 비즈니스 호텔은 '합리적 가격+호텔 경험'을 앞세워 수요를 흡수하는 양극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과거 디너 중심이던 수요가 런치로 이동하면서, 호텔들도 런치 상품 구성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일부 호텔은 런치 회차를 확대하거나 프로모션을 늘려 객실 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더욱 따지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호텔 뷔페 역시 초고가와 가성비 상품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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