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해명이 일 키웠다…바둑 전문기자 “왜 반칙 아닌가” 직격 [흑백 세상]

이영재 2026. 4. 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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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은 있었는데 왜 반칙이 아닌가.' 바둑계에서 수십 년 동안 '바둑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사를 써온 한 기자의 일성이다.

지난 3월29일 막을 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 2-2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하는 최종 5국에서 나온 '반칙'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바둑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게임 한창규 기자는 2일 '반칙은 있었는데 왜 반칙이 아닌가'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기원의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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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5국에서 원익 박정환 9단이 반칙을 범했다. 바둑TV 캡처

‘반칙은 있었는데 왜 반칙이 아닌가.’ 바둑계에서 수십 년 동안 ‘바둑 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사를 써온 한 기자의 일성이다.

지난 3월29일 막을 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 2-2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하는 최종 5국에서 나온 ‘반칙’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원익 주장 박정환 9단은 이날 승부를 결정하는 최종국에 출전해 157수를 착수하는 상황에서 반칙을 범했다.

원익 박정환 9단이 범한 반칙은 경기 규정 항목 제4장 18조 1항 5호 ‘착점한 손이 아닌 다른 손으로 계시기를 누르는 경우’로 경고와 함께 벌점 1집이 주어진다. 아울러 제4장 17조 9항에 따른 ‘착점 후 초시계를 누르고 사석을 들어내는 상황에서 일시정지를 누르지 않는 경우’로 이는 주의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 바둑리그에선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심판이 대국 도중에 개입해서 반칙을 범한 선수에게 경고와 함께 벌점을 주는 상황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1일부터 개정된 바둑 규정이 시행됐고, 경기 규정 항목 20조에 따라 ‘이의 제기는 선수만이 행위 발생 즉시(5분 이내)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용됐다. 원익 박정환 9단의 대국 상대였던 울산 고려아연 한태희 9단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박 9단은 반칙을 범했음에도 어떠한 패널티도 받지 않았다.

문제는 반칙 발생 이후였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박정환 선수의) 반칙 상황은 있었지만, (한태희) 선수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칙이 아니다”라고 설명했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앞선 1일 배포했다. 한국기원은 해당 보도자료에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반칙 또는 규정 위반은 없으며, 본 대국은 정상적으로 종료된 경기임을 밝힌다”고 썼다.

그러나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해명이 오히려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둑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게임 한창규 기자는 2일 ‘반칙은 있었는데 왜 반칙이 아닌가’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기원의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한 기자는 “반칙에 대한 호루라기를 심판이 아닌 상대 대국자가 불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반칙이 반칙이 아니게 용인되는 것이 ‘스포츠 바둑’을 표방하는 한국 바둑의 현주소”라고 꼬집으면서 “같은 행위라도 상황에 따라 반칙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지적하면 반칙, 안 하면 정상 진행이 되는 것은 규정의 일관성 붕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기자는 “선수에게는 과도한 책임 전가”라고 직격하면서 “초읽기 상황에서 수읽기, 시간 관리, 상대 반칙 감시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다. 상임 심판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실제 판정은 선수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이 심판 존재 의미를 약화시킨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쿠키뉴스는 울산 고려아연 박승화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박 감독은 “영상을 다시 돌려보면서 확인해보니 패널티를 받는 게 맞는 장면이었다”면서도 “한태희 선수에게 물어봤더니 너무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국민은행이 후원하는 바둑리그 마지막 시즌, 그것도 우승팀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 최종국에서 터져나온 ‘반칙 논란’과 이후 한국기원의 미흡한 대처는 두고두고 바둑리그 역사의 오점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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