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 홈런치면 뭐하나, 투수들이 10점씩 내주는데...마운드 붕괴 한화, 팀 ERA 9.00 꼴찌 추락
-오웬 화이트 햄스트링 파열…6주 이상 이탈, 대체 외국인 불가피
-에이스 이탈·필승조 붕괴…'작년 1위' 마운드 명성 어디 갔나

[더게이트]
리그에서 가장 단단했던 마운드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지난해 리그 최강 투수력을 자랑했던 한화 이글스가 시즌 개막과 함께 정신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틀 연속 두 자릿수 득점하고도 졌다
키움 히어로즈와 난타전 끝에 10대 9로 간신히 이긴 시즌 개막전이 일종의 예고편이었다. 그래도 그때는 1경기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넘어갔다. 다음 날 개막 2차전에서는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타이완 출신 왕옌청이 호투하고 타선이 10점을 뽑아내며 가볍게 이겼다. 이틀 연속 10득점을 올리면서 겨우내 공들인 공격력 강화의 효과를 보는가 싶었다.
균열은 31일 KT 원정에서 시작됐다. 새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가 허벅지 통증으로 일찍 강판당하며 4대 9 대패. 다음 날 1일 경기는 더 뼈아팠다. 류현진이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버텼지만 불펜이 일제히 무너졌다. 박상원(1이닝 3실점), 정우주(0이닝 1실점), 윤산흠(1이닝 1실점), 강건우(0이닝 1실점)가 차례로 실점했고, 마무리 김서현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3실점하고 내려갔다. 타선이 분발해 11대 11 동점까지는 만들었지만 9회 김도빈이 다시 3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최종 스코어 11대 14.
2일 경기도 같은 흐름이었다. 투수가 먼저 무너지고, 타자들이 뒤늦게 따라가다 끝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정상과는 한참 거리가 먼 컨디션으로 올라온 문동주가 4이닝 7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뒤를 받친 김종수(1.1이닝 1실점), 원종혁(0이닝 5실점), 강건우(3.2이닝 2실점)도 누구 하나 깔끔하게 막아주지 못했다. 7, 8회 타선의 힘으로 8대 13까지 쫓아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샘플이 작긴 하지만 한화 투수진의 세부 수치는 심각하다. 특히 5경기에서 내준 볼넷이 3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고 몸에 맞는 공(7개)도 마찬가지다. 타석당 볼넷 비율 14.5%는 10개 구단 꼴찌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급 투수들만 그런 게 아니라, 주축 투수들까지도 집단적으로 제구 난조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폰세-와이스 공백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사실 지금의 이 사태는 지난 겨울부터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지난해 한화 마운드를 최강으로 이끌었던 원투펀치 코디 폰세(17승 1패 평균자책 1.89)와 라이언 와이스(16승 5패 평균자책 2.87)가 나란히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도합 33승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에르난데스와 화이트 영입으로 폰세-와이스를 완벽히 대체할 거라곤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문제는 한화 마운드 전력유출이 폰세-와이스만 빠지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것. 강백호 영입 과정에서 한승혁이 보상선수로 KT행을 택했고, 좌완 김범수는 FA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작년 불펜 주축들의 빈 자리를 신예로 채우려 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가 없다. 신인 좌완 강건우가 2일 경기에서 이틀 연속 등판, 3.2이닝 동안 70구 넘게 던지는 장면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안 그래도 힘든 마운드 상황에 외국인 투수 화이트마저 햄스트링 파열로 이탈했다. 최소 6주 이상 이탈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이 시급해졌다. 어깨 통증을 안고 시즌을 시작한 문동주, 지난해 후반기 부진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김서현,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78억원짜리 엄상백까지 골치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100억 FA 강백호 영입으로 타선이 한층 강력해진 건 분명하다. 한화는 2일까지 팀 홈런 8개 리그 2위, 팀 OPS 0.873으로도 2위다. 하지만 아무리 타선이 열심히 점수를 내도 투수진이 그보다 더 많이 내주면 이길 수 없다. 지금 한화가 딱 그렇다. 이게 시즌 초반 찾아오는 일시적 시행착오면 참 좋겠지만, 그보다는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커보여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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