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댓글에 경악... 육아휴직을 이렇게 생각한다고?
[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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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2월 23일 서울 시내에서 이동하는 가족의 모습 |
| ⓒ 연합뉴스 |
바뀐 내용으로는 첫째,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이 확대되었다. 이전에는 만 8세 이하까지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까지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 육아기 대체인력 고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근로시간 단축을 쓸 수 있도록 개편되었다.
둘째, 배우자 출산휴가 또한 확대되었다. 출산 50일 전부터 20일 휴가를 세 번에 걸쳐 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예를 들면 배우자가 만삭 때 한 번 쓰고, 입원했을 때 한 번, 출산 후 산후조리원이 끝난 다음에 집에 왔을 때 한 번 등으로 나누어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배우자 유산, 사산 휴가 또한 신설되었다. 유·사산 수술 시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한데, 배우자가 그동안은 유·사산을 이유로 쉬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5일 범위 내에서 쉴 수 있게 되었다.
노동자들끼리 서로 미워하게 만드는 구조
교육의 쉬는 시간에는 육아휴직 제도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중에서는 답답하다는 어조의 질문도 있었다.
"대체인력이 없는데 근로시간 단축을 해 버리면 그 일은 누가 해요? 우리도 힘들어요."
한 여성 대의원의 하소연이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이 있지만, 빈자리를 채워 넣어야 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육성으로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질문을 받으시는 노무사님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니까요. 사실 이건 회사 책임이죠. 근로자 중에 누가 아플 수도 있고, 육아휴직을 갈 수도 있고, 갑자기 그만둘 수도 있는 거니까 원래 인원을 여유 있게 뽑아놔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으니까 노동자들끼리 서로 미워하게 되는 거죠."
며칠 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를 보다가 "출산휴가 대신 일한 동료도 '업무분담수당' 받는다"라는 이미지가 떴다. 업무분담수당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과 육아휴직 기간에 업무를 분담한 동료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사업주 지원금으로, 2024년에 도입되어서 2025년에 확대되었다. 인스타그램의 해당 이미지는, 2026년 3월 26일 고용보험법 시행령 입법예고로 이제는 배우자 출산휴가에도 업무분담수당을 준다는 글이었다. 지원금 확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들어가 보니, 이를 환영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지만 불만의 댓글도 있었다.
"임신한다고 휴가랑 생리휴가 업무분담 수당을 줄바엔 그냥 여성 고용을 안 하는 게 이득 아니냐"
여러가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국가의 지원제도가 생기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인식에 있다. 채용면접에서 젊은 여성들은 '결혼했냐' '남자친구 있냐' '출산 예정이냐'라는 이른바 '결남출' 질문을 받는다. 이는 여직원들은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결혼할 여성은 거르겠다'는 성차별적 질문이다.
남녀가 함께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데도 여성과 남성에 대한 다른 성역할 기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결혼한 남성 직원에겐 '가족이 있으니 더 책임감 있게 일할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과중한 업무가 부여되고, 동시에 가족에서 소외된다. 반면 여성 직원은 '가족이 있으니 일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시달리며 일터의 성차별에 고스란히 희생되어 왔다. 이렇다 보니 일하는 젊은 여성들이 결혼, 출산, 육아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어졌다. 이러한 이유와 여러 요인들이 합쳐져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를 찍었다.
나는 국가를 위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당위적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출생률이 떨어졌을 때 생기는 노인 부양 부담이나 사회인프라 소멸에 대해선 우려한다. 그런 점에서 출생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필요하다.
앞선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돌아가 보자. 배우자 출산휴가라면 아내가 출산하는 경우 남편이 출산휴가를 가는 것을 의미하고, 이때 남편 대신 일해준 동료들에게 업무분담 지원금을 준다는 의미이다. 즉, 댓글과 같은 인식을 갖고 여성 직원에게 출산 및 육아휴직을 주는 게 '손해'라고 생각해서 모두 남성 직원만 고용한 사업주라도, 언제든지 남성 직원들의 아내가 출산을 하는 경우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 육아기근로시간단축을 사용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업주가 여성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출생에 따른 사회적 의무를 피해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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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
| ⓒ 연합뉴스 |
"업무분담수당 회사에서 가져가고 우리에겐 한 푼도 주지 않음. 세 명이서 할 일을 두 명이서 함."
"수당은 부장들이 챙기고 일은 아랫것들 시키면 되는데?"
업무분담수당이 동료 노동자들에게 직접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에게 지원금 형태로 지급되다 보니 일은 일대로 늘어나고 수당은 받지 못하는 부당한 현실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다. '여성 고용은 손해'라고 손사래 치면서, 막상 육아휴직 등으로 지급된 지원금을 고생한 직원들에게 분배하지 않는 '내로남불' 사업주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이 서로를 헐뜯고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인식은 계속될 것이다. 직원들의 여력에 맞추어 업무를 줄이고, 노동자들의 다양한 사정을 고려하여 여유 있게 인력을 뽑아두는 선진적 인사노무관리는 우리나라에서 언제쯤 가능할까.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는 6만 7200명으로 전체 수급자의 36.5%를 차지하여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그 여파일까, 2026년 1월 합계출산율 또한 반등하여 0.99명에 다다랐다. 몇 년 전, 한국이 소멸위기라고 비상사태임을 선언하던 분위기와는 영 딴 판이다.
하지만 2024년 육아휴직 사용 통계를 보면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 1위 산업은 공공행정 분야인만큼, 여전히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만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며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눈치가 보여서 혹은 해고를 두려워하며 모·부성 보호제도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투쟁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가 만들어지더라도 인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용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모·부성 보호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아이와 가족들이 함께 행복한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직장동료가 아이를 낳고 돌보는 동안 생기는 공백을 지금은 내가 채우더라도, 나중에 내가 아프거나 업무 공백이 생길 때 다른 동료가 나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은 사업주일 테다. 따라서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눈치를 주거나 동료노동자들에게 주어져야 하는 업무분담수당을 부당하게 가로채는 사업주들을 어떻게 감시하고 제재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사람 수는 줄어들었는데 업무는 그대로 해야 하는 장시간 노동관행과 사업주의 부당한 행태는, 육아휴직 때문이 아니더라도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우리가 계속해서 문제 삼고 바꿔나가야 할 지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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