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석기시대로? 사리분별 없이 힘 자랑만 한 미국 대통령의 연설

안홍기 2026. 4.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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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연설... 호르무즈 봉쇄 초래해놓고 '석유는 알아서 가져가라'

[안홍기 기자]

 2026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크로스홀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뉴스는 없었다. 미국 대통령은 전쟁 중인 이란을 향해 '협상을 타결하지 않으면 공격이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위협을 지속했고, 동맹국을 향해서는 사리에 맞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은 불만을 쏟아냈다.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각으로 1일 백악관에서 대국민연설을 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시작한 지 한달이 넘은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룬 진전 덕분에, 오늘 밤 나는 우리가 미국의 모든 군사적 목표를 조만간, 아주 조만간 완수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다. 앞으로 2~3주 안에, 우리는 그들을 마땅히 있어야 할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며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요 목표물을 주시하고 있다. 합의가 없다면, 우리는 그들의 모든 발전소를 매우 강력하게, 아마도 동시에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지 않았다. 비록 그것이 가장 쉬운 표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들에게 생존이나 재건의 기회조차 주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타격한다면 그곳은 사라질 것이며, 그들은 그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군사력으로서 막을 수 없는 존재"라며 "B-2 폭격기로 초토화시킨 핵 시설들은 너무나 심하게 타격을 입어 핵 낙진 근처에 접근하는 데만도 수개월이 걸릴 것이며, 우리는 이를 위성으로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와 한국, 일본 등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요구한 군사기지 이용, 군용기의 영공통과,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은 동맹국을 향해 '석유가 필요하면 직접 나서라'는 식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공급받는 세계 각국은 그 통로를 잘 관리해야 한다. 그들은 그 통로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꼭 붙잡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면서 "그들이 그토록 절실히 의존하는 석유를 보호하는 일은 그들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료를 구할 수 없는 국가들, 그중 다수는 이란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일에 동참하기를 거부했다. 우리는 스스로 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안이 있다. 첫째, 미국에서 석유를 사라. 우리는 석유가 넘쳐난다. 우리는 정말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했고, 이어 "둘째, 좀 늦었지만 용기를 내라. 더 일찍 했어야 했다. 우리가 요청했을 때 우리와 함께 했어야 했다. 해협으로 가서 (석유를) 그냥 가져가고, 보호하고, 스스로 사용하라"고 말했다.

이같은 연설 내용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 등에 올린 글이나 기자 문답을 통해 밝혀온 것이다. 이번 연설에는 이란과의 협상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고 그동안 밝혀온 입장을 반복한 수준에 그쳤다. 이란의 정권을 교체했다거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방사능 낙진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에 협조하지 않은 동맹국을 향한 불만도 사리에 맞지 않다. 각 국가가 미국과 맺은 조약은 각 동맹국이나 미국이 공격받을 때에 집단방위에 나설 의무를 발생시키지만, 제3국에 대한 미국의 전쟁에 협조할 의무는 없다. 조약에 해당사항이 없어 각 나라 정부가 미국에 협력할 법적 근거도 부족한 상황. 무엇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유발했는데, 동맹국을 향해 '석유를 가져가려면 직접 호르무즈해협을 열어라'는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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