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견고?…물가 잡기·금리 인하 어려울듯[미국-이란 전쟁]

오수연 2026. 4. 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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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경제 역사상 가장 탄탄" 자평
유가 상승 영향 확산…소비자 심리 꽁꽁
Fed, 관망하며 데이터 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 경제가 견고하다고 밝혔으나, 전쟁이 미 물가와 금리에 미친 영향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쟁 여파로 공약인 물가 잡기와 금리 인하는 전보다 더 실행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역사상 가장 탄탄한 모습을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고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고 경제 성과를 자평했다. 최근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요동치는 민심을 잡기 위해 미국 내 석유 생산 성과를 강조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과는 선을 그었다. 전임 정권들을 비판하며 자신의 감세 정책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그러나 미국이 2~3주 동안 대대적 공격을 감행하는 동안 이란과 극적인 종전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이란 리스크 해소가 주유소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존재한다. CNN은 "에너지 업계에서는 휘발유 가격 변화를 '로켓과 깃털'에 비유한다"며 "유가가 오를 때는 휘발유 가격이 로켓처럼 급등하지만, 하락할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내려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란 전쟁으로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6달러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28일 2.98달러로 갤런당 3달러를 밑돌던 휘발유 가격은 전쟁 한 달 만에 약 3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3.76달러에서 46% 올라 갤런당 5.49달러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미국인들의 지갑 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이스대 베이커 연구소의 마크 핀리 에너지·국제원유 연구원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이 1달러 오를 때마다 미국 전역의 연간 주유비 지출이 1220억달러 증가한다. 가구당 연간 약 10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경유 가격 상승은 휘발유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화물 운송 비용이 급등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농업·건설 분야에서 사용하는 중장비도 경유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기에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퍼질 수 있다.

설사 휘발유 가격과 물류·보험 등 비용이 떨어진다고 해도 임금·주거비 등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전쟁과 무관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이란 전쟁 발발 전부터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졌음을 나타냈다. 지난달 13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고,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대표지수는 전달(2.9%)보다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근원지수 상승률은 전달(3.0%)보다 더 높아졌다.

현재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달 27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3.5로, 전달(56.6)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로, 지난해 3월 확정치(57.0) 대비 3.7포인트 낮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8%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오르며 2025년 4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만약 종전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당장 금리 인하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Fed가 이란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되지만 지난달 곧바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것처럼 이번에도 일정 기간 관망하며 데이터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이란 전쟁이 2~3주 내로 끝난다면 에너지 시장과 금융 여건에 어떤 여파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손상된 많은 생산 능력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 7, 9월 금리 동결 확률을 각각 91.0%, 88.1%, 86.3%로 반영하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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