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아시아챔피언스리그 V리그 팀 출전 사실상 무산

김효경 2026. 4. 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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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 AVC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에 참석한 수자라 AVC 회장(왼쪽 4번째)과 김연경(5번째). 사진 AVC 챔피언스리그 인천 조직위

V리그 우승팀의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 여자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AVC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여자 챔피언스리그 개최지를 태국 방콕으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이번 대회는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 달 20일에는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라몬 수자라 AVC 회장과 홍보대사인 김연경 흥국생명 어드바이저가 참석한 가운데 대진 추첨 행사도 열렸다.

챔피언스리그 참가팀은 전년도 시즌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2024~25시즌 우승팀 흥국생명이 난색을 드러냈고, 나머지 팀들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한국배구연맹(KOVO)과 여자부 구단들은 논의 끝에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이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대회 개최지가 갑작스럽게 방콕으로 바뀌면서 출전이 어려워졌다. GS칼텍스는 내부적으로 출전 불가로 가닥을 잡았다. 도로공사 역시 입장을 확정짓진 않았으나 불참하는 방향이다.

AVC는 개최지 변경 이유로 "한국 대회 조직위원회의 심각한 준비 부족과 구조적 실패"를 들었다. 숙박과 교통은 물론 대회 장소 제공 및 확보 등 기본적인 대회 개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주최권을 철회했다는 거다. 조직위원회 주체는 대한배구협회(KVA)와 KOVO 등 한국 배구계와는 관련이 없는 회사다. 조직위는 지자체 및 기업들과 대회 유치 및 후원 협상을 벌였으나 난항을 겪었고, AVC는 책임을 물어 계약 파기를 결정했다.

KOVO와 구단들도 난감해졌다. AVC측은 참가를 하더라도 숙박 및 항공료 지원이 불가해 자비 출전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외국인 선수 계약은 4월 30일까지지만 일반적으로 V리그가 끝나면 자국으로 돌아간다. 국내에서 대회가 열릴 경우엔 짧은 휴식 후 대회를 준비하려고 했으나, 개최지 변경으로 인해 모든 게 꼬였다.

동기 부여도 없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는 무려 1000만 달러(약 150억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준우승 상금도 400만 달러(60억원)다. 한국, 일본, 필리핀, 대만 등의 프로농구 팀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슈퍼리그도 우승 상금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수여한다. 하지만 AVC 챔피언스리그는 상금이 2만 달러(약 3000만원)에 불과하다.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유일한 혜택이다.

배구계 관계자 A는 "배구협회나 연맹이 대회를 유치한 게 아니다. AVC가 '한국에서 대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연맹의 경우 리그 일정 관련 국제배구연맹(FIVB)과 문제가 발생했었고, 당시 AVC의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대회 유치를 돕기 위해 내년 컵대회 개최지인 제천시와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AVC측에서 '별도의 사업 파트너와 협의중이다. 고양에서 열겠다'고 전해 연맹이 난감해진 상황이었다. 그러다 고양 개최도 어려워지면서 지자체 후원 없이 인천으로 장소를 바꿨으나, 스폰서 기업도 찾지 못해 자금 문제가 생기면서 대회 개최 자체가 무산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관계자 B는 "장기적으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회에 나가는 게 좋다는 걸 인정한다. 협회나 연맹에서 구단 출전을 도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향후에 출전 자격과 의무를 명확하게 결정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고 했다. 이어 "아직 다른 종목에 비해 챔피언스리그의 위상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당장 일본의 경우에도 SV리그 일정이 겹쳐 챔피언결정전에 나서는 팀들은 나가지 못한다. 대회 주체인 AVC가 참가 팀들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짚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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