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무패 전설' 하빕, "여성은 약하다" 발언 파장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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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발언은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
| ⓒ UFC 제공 |
하빕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태국 푸켓에서 열린 팬들과의 질의응답 행사에서 여성 격투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묻는 취재진에 "여성은 약하다. 여성에게 이 스포츠를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 스포츠는 남성에게도 매우 잔혹하다. 여성들에게는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훈련 과정에서 여성이 얼굴을 맞는 것은 여전히 충격적인 일이다. 남자는 남자의 일을 하고 여자는 여성의 일을 하는 것이 좋다"는 발언까지 이어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스포츠 안전성 문제를 넘어 성 역할에 대한 가치관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장에 있던 관중들 사이에서도 순간적인 정적이 흘렀다는 후문이 전해졌으며,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상황은 빠르게 국제적 이슈로 번졌다. 특히 글로벌 팬층을 보유한 UFC의 특성상, 다양한 문화권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쏟아지며 논쟁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여성 파이터·팬들 반발 확산... "격투기는 성별 아닌 실력의 문제"
하빕의 발언이 공개되자마자 팬들과 선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수년간 여성 MMA가 급격히 성장하며 하나의 주요 종목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그의 발언이 시대 흐름을 거스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현역 여성 파이터들의 반응은 더욱 직접적이었다. UFC 여성 플라이급 챔피언 발렌티나 셰브첸코(38, 키르기스스탄/페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여자가 약하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다. 격투기는 성별이 아니라 훈련과 헌신, 기술의 문제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선수들과 코치들 역시 "여성 파이터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이미 편견을 뛰어넘었다. 이제는 남녀를 구분하는 시각 자체가 낡은 사고다"고 지적했다. 일부 팬들은 "UFC가 여성 디비전을 도입한 이후 스포츠의 다양성과 흥행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을 간과한 발언이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실제로 여성 MMA는 과거 주변부 종목으로 취급되는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는 주요 대회의 메인이벤트를 장식할 정도로 성장했다. 기술 수준과 경기의 완성도 역시 빠르게 향상되며 남성 경기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빕의 발언은 여성 선수들의 성취를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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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렌티나 셰브첸코(사진 위)와 알렉사 그라소의 라이벌전. |
| ⓒ UFC 제공 |
이번 논란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하빕은 선수 시절부터 여성 격투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으며, 과거 인터뷰에서도 "여성 MMA는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그의 이러한 시각은 개인적 신념과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다게스탄 출신인 그는 이슬람 신앙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가치관을 강조해왔으며, 가족과 사회에서의 성 역할 구분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이러한 배경이 이번 발언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글로벌 스포츠 무대에서는 이러한 가치관이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UFC와 같은 국제 스포츠 조직은 다양한 문화와 성별, 인종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성평등 이슈가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자리 잡은 현재, 공인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실언'으로 보기보다는, 스포츠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의 단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스포츠 사회학자는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선수의 발언 문제가 아니라,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성평등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한 사례다"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하빕 본인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 의사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특정 개인이나 직업군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입장 표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여성 스포츠의 위상과 성평등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스포츠 스타가 지닌 영향력과 책임,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 속에서의 표현의 한계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며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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