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오늘 訪韓…李대통령 "한·프랑스, 파트너십 넘어 전략적 조율로"

임철영 2026. 4. 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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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정상회담 앞두고 프랑스 언론에 기고
"분열하는 국제 환경 속, 민주주의 국가간 파트너십 필수" 강조
140년 한-프랑스 관계 "심화시켜야 할 파트너십"
과거 프랑스 TGV 기술 도입 등 경제 협력 성과 언급
인공지능(AI)·원자력 등 분야서 양국 협력 확대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2∼3일 국빈 방한을 계기로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기고문을 내고 양국 관계가 파트너십을 넘어 전략적 조율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원자력·수소 기술·우주 산업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3일 마크롱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가치와 문화의 공유: 140년의 한-프랑스 우정'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점점 더 분열되고 불확실해지는 국제 환경 속에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 간 파트너십은 더 이상 단순히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러면서 140년 한-프랑스 관계가 단순한 역사적 유산을 넘어 오늘날 국제질서 형성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시작된 한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지난 세월 외교, 산업, 기술, 문화 교류를 아우르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성장해 왔다"며 "전략적 자율성과 다자주의에 대한 프랑스의 오랜 헌신은 한국의 민주적 기반과 글로벌 기술 강국으로의 부상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지정학적 경쟁과 체제적 불확실성이 두드러진 세계에서 이는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의 역사적 접점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 대통령은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과 조선 천주교인들의 만남, 명동성당 같은 역사적 장소,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가 있던 '파리 9구 샤또덩가 38번지', 프랑스군의 6·25전쟁 참전 기념비 등을 언급하며 양국 우정이 외교 문서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희생 위에 쌓였다고 짚었다.

이어 경제·산업 협력의 성과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990년대 도입된 프랑스 TGV 기술 기반의 KTX 고속철도망, 프라마톰·알스톰과의 원자력 협력 등을 거론한 뒤 "이는 한국의 지속적인 산업 성장을 가능하게 한 기반의 일부였다"며 "오늘날 교통, 에너지, 첨단 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경제 자산이 아니라 21세기 경제 주권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라는 공통 가치도 양국 관계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지적·정치적 전통은 장자크 루소와 몽테스키외와 같은 사상가들의 영향을 받아왔다"며 "자유와 권력 분립에 대한 이들의 사유는 현대 민주주의 제도 형성에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프랑스 혁명에서 비롯된 국민주권의 이상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 속에 강력한 울림을 만들어냈고, 최근 평화적 '빛의 혁명'에서도 국민의 주권이 재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협력 의제로는 AI, 원자력, 수소 기술, 우주 산업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협력은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보다 심화된 전략적 조율로 나아가야 한다"며 "핵심 분야 협력은 혁신의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회복력을 위한 조건이며 공급망이 취약하고, 기술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협력은 경제 안보와 장기적 안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국 협력은 지정학적 중요성도 갖는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프랑스의 관여와 한반도에서의 한국의 중심적 역할은 양국 관계를 경쟁이 치열한 공간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더 큰 역할의 핵심에 놓이게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와 시민 교류가 양국 관계를 실질적으로 떠받치는 힘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의 영화·음악·음식·디자인이 프랑스 전역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고, 서울의 서래마을과 서울프랑스학교, 파리의 한인 공동체와 국제대학촌 한국관 등이 일상 속 교류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올해 프랑스가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은 점을 거론하며 "프랑스가 문화강국일 뿐 아니라 국제질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나라라는 점이 한국 국민에게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와 한국의 우정은 단순히 기념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심화시켜야 할 파트너십"이라며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양국이 과거의 관계를 넘어 앞으로 어떤 국제질서를 함께 만들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일정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이자 프랑스 정상으로선 11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17년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의 첫 방한이다. 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정상회담 △조약·양해각서 서명식 △국빈 오찬 등 일정을 갖는다. 양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수준으로 한단계 격상하기 위해 첨단산업, 과학기술, 교육·문화,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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