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맞서 '위치 주권' 확보" KAIST, '라디오 맵' 구축 원천기술 개발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는 위치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 원천기술이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스마트폰의 무선랜(Wi-Fi) 신호와 라디오 맵(신호 지문 지도)을 결합해 실내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실종자 수색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의 위치 서비스 구조를 바꿀 '위치 주권' 기술로 평가받는다.

KAIST는 전산학부 한동수 교수 연구팀이 무선랜 신호와 실제 주소정보를 결합해 전국 단위 무선랜 라디오 맵을 구축할 원천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정밀 위치 인프라를 구현할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일상에서 스마트폰이 수집하는 무선랜 신호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별도의 대규모 장비나 추가 인프라 구축 없이 전국 어디서나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GPS가 취약한 실내·지하·고층 건물 밀집 지역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연구팀은 8년간 10여건의 특허를 출원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위치 데이터는 구글과 애플 등 소수 빅테크 기업이 주도해 축적·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들 플랫폼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상황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국내 실정에 맞춰 국가 단위 라디오 맵을 독자적으로 구축·관리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
라디오 맵은 특정 공간에서 수집되는 무선랜 신호와 해당 위치 정보를 연계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로, 개별 장소마다 고유한 신호 패턴을 기반으로 위치를 추정할 수 있게 한다. 건물 단위로 구축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도시 또는 국가 단위로 확장할 때는 보다 정밀하고 범용적인 위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에는 '1:5000 정밀지도(건물·도로 등을 상세하게 담은 국가 핵심 공간 데이터)'의 해외 반출 논란이 일면서 데이터 주권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글로벌 빅테크에 기댄 의존도를 낮춰 '위치 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정밀 위치 서비스는 통상 전국 단위 라디오 맵 구축을 전제로 이뤄지는데 연구팀의 기술은 이를 단기간·저비용으로 실현할 수 있게 한다. 스마트폰 앱 사용 중 수집되는 무선랜 신호와 해당 위치의 실제 주소정보를 자동으로 결합, 특정 장소마다 고유한 '신호 패턴 지도(신호 지문)'를 그려내는 원리다.
이 같은 방식으로 라디오 맵이 축적된다면 정밀 위치 인식이 가능해지고, 데이터 축적량이 늘어날수록 라디오 맵의 완성도가 높아져 위치 정확도 역시 지속해 높아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가스 검침 앱을 활용해 실증했을 때 아파트에서는 가정마다 평균 30여개의 무선랜 신호가 탐지돼 도시 단위 라디오 맵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구축된 라디오 맵을 실종자 수색 등 긴급 구조 상황에 적용한다면 수백 m에 달하던 위치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특정 장소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위치 기반 인증' 기술로 활용될 경우 명의도용이나 원격 결제 등 금융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 물류 등 미래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정밀 위치 데이터가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관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교수는 "국가 단위 라디오 맵 구축은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를 중심으로 통신사·플랫폼 기업·연구기관이 협력하는 형태의 민관 공동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위치 인프라는 단순한 편의 기술을 넘어 국가 '데이터 주권'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정부는 통신사·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독자적 국가 위치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소방청, 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 집무실서 창틀에 다리 '척'…일광욕한 고위 공무원에 멕시코 '와글와글'
- "35세 넘으면 양수 썩는다" 발언 가수, 43세 임신에 日 '갑론을박'
- "사진 촬영, 신체 접촉 금지"…이효리 요가원에 올라온 공지사항, 무슨 일?
- 순댓국집 논란에 입 연 이장우 "4000만원 미수금, 중간업체 문제로 발생"
- "구급대원이 성추행, 몰래 촬영까지" 유명 여배우 폭로에 태국 '발칵'
- "포장 뜯자마자 버렸다" "인분 냄새" 난리에 전량 회수…알고보니 "그럼 딴 빵 아닌가?"
- "버릇 고쳐놓겠다"…흉기로 14살 아들 찌른 엄마 입건
- '직원 657명 회사' 연봉 두 배 뛰었다…"한국 꺼 살래" 열풍 불더니 '평균 1억'
- "잠들기 전 이 행동, 심장 망친다"…전문가가 경고한 4가지 습관
- "AI의 아첨, 합리적인 존재도 망상 빠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