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인가 실험실인가…코리아나미술관 기획전 《Folding Acts: 리듬실험》 개최

박준식 2026. 4. 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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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 유승희)이 다원예술 프로그램 *c-lab 9.0의 주제 ‘실험실로서의 미술관(Museum as Laboratory)’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획전 《Folding Acts: 리듬실험》을 4월 2일(목)부터 5월 30일(토)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 ‘몸의 실험’과 ‘신체적 사유’를 탐구하는 전시

오늘날 미술관은 회화와 조각 중심의 전시 공간을 넘어, 퍼포먼스, 설치, 영상, 아카이브, 리서치 기반 작업 등 다양한 형식을 포괄하는 복합적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수행성(遂行性, performativity)’은 동시대 미술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으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퍼포먼스나 공연예술에 한정된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Folding Acts: 리듬실험》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수행성을 특정 장르가 아닌 예술이 작동하는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수행성은 언어와 행위가 현실을 만들어내는 힘이자, 반복과 시간의 축적 속에서 의미와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번 전시는 몸을 재현의 대상이 아닌 사유의 주체이자 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드로잉과 회화는 반복된 신체 행위가 축적된 흔적으로 드러나고, 설치는 관람자의 감각과 동선을 개입시키는 수행적 장치로 작동한다. 퍼포먼스와 퍼포먼스의 기록인 스코어, 아카이브 역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다시 실행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제시된다. 이처럼 서로 다른 매체는 개별 장르로 구분되기보다, 신체적 사유가 작동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교차하며 전개된다.

▼ 세 작가, 세 가지 수행 방식

참여 작가들은 ‘몸’을 생각하고 관계를 만드는 도구로 삼아, 반복되는 움직임과 과정이 어떻게 작품으로 이어지는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윤정은 퍼포먼스와 그 과정을 기록한 ‘스코어’를 함께 선보이며,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몸의 움직임을 다른 방식으로 지속시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시각 중심의 전시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온 촉각에 주목하며,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몸이 세계와 접촉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임선구는 종이와 흑연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리는 작업을 통해 화면의 밀도와 구조를 만들어내고, 서로 다른 시간의 흔적을 겹쳐 하나의 이미지를 구성한다.


정희민은 디지털 이미지를 바탕으로 재료를 자르고 겹치는 과정을 반복하며, 물질과 신체의 움직임이 결합된 화면을 만들어낸다.

▼ 반복과 과정의 수행적 전시

《Folding Acts: 리듬실험》은 ‘수행성’을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의미가 구성되는 작동 방식으로 바라보며, 결과보다 과정을 중심에 둔다. 이번 전시는 ‘보는 전시’를 넘어, 감각과 행위가 실제로 작동하는 ‘실험의 장’으로서 미술관을 재구성하며, 몸이 제도적 공간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의미와 관계를 만들어내는지를 경험하도록 한다.

전시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코리아나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6 박물관·미술관 주간(5.1.-5.30.)’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모두를 위한 감각 식탁>을 운영한다.

온라인 프로그램 <모두의 케이크>는 작품의 핵심 요소를 실험적인 케이크 레시피로 변환해, 참여자가 레시피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작품을 다양한 감각의 언어로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오프라인 프로그램 <감각 식탁 워크숍>은 토크와 안무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토크는 작품을 ‘먹는 경험’으로 확장하여, 베이킹 아티스트(윤세화)가 작품의 요소를 반영해 만든 케이크를 작가(임선구, 정희민)와 나누어 먹으며 전시 관람을 시각을 넘어 미각과 촉각으로 확장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안무 워크숍은 ‘2026 박물관·미술관 주간’ 주제인 ICOM 핵심 개념 ‘분열된 세상을 하나로 잇는 박물관’을 바탕으로, 작가(이윤정)와 함께 하는 움직임 워크숍이다. 신체적 제약 등으로 미술관 접근이 어려웠던 참여자들의 경험을 확장하고,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자 기획되었다.

한편 자세한 내용은 코리아나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식기자 parkj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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