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국가 안보와 직결된 석유화학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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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때문에 미국이 제재 품목으로 지정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한 달이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촉발된 '나프타 대란'에 시달린 석유화학업계에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 수요의 35%를 차지했던 중동산 나프타를 대체할 방안을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일이 우리의 절박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나프타를 분해해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은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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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 포기 억지는 경계해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때문에 미국이 제재 품목으로 지정한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한 달이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촉발된 '나프타 대란'에 시달린 석유화학업계에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 수요의 35%를 차지했던 중동산 나프타를 대체할 방안을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일이 우리의 절박한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비록 국내에서는 하루 사용량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적은 양이지만, 우리 정부와 기업이 협조해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를 계속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우리로선 러시아산 원유·나프타의 수입이 러·우 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나프타는 느닷없이 시작된 중동전쟁 때문에 우리에게 일상어가 돼 버렸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정유사에서 휘발유·경유·등유·항공유 등과 함께 생산하는 중간 소재다. 정유사에서 원유의 정제에 사용하는 증류 시설과 비슷한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이용해 에틸렌·프로필렌·부틸렌 등으로 분해해서 비닐·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의약품·화장품·생활화학용품 등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나프타는 '납사'라고도 불린다. 영어로 쓰면 'naphtha'. 본래 땅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가연성 액체인 '석유(petroleum)'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나프트(naft)'에서 유래됐다. 고대 그리스에서 나프타라고 불리기 시작했고 '원유(crude oil)'란 뜻도 가졌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로 쓰기 시작한 건, 정유산업이 등장한 19세기부터다. 화학적으로 나프타는 5~12개 정도의 탄소가 결합한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증류 과정에서 섭씨 30~90도에서 얻는 '경질 나프타'와 섭씨 90~200도에서 얻는 '중질 나프타'로 구분되기도 한다. 나프타에 MTBE와 같은 노킹 방지제를 첨가하면 휘발유가 된다.
나프타를 분해해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산업은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이다. 2024년에는 수출액이 480억달러로, 반도체·자동차·일반기계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석유화학산업이 반도체·자동차·조선·섬유·가전 등 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종량제 봉투 매진 사태에서 확인됐듯이 국민의 일상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핵심 산업이다.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산업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돼 있다. 2019년 일본과의 반도체 소재 갈등과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촉발된 요소수 사태에서 분명하게 경험한 일이다. 이미 진행 중이었던 석유화학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도 마무리해야 한다. 물론 위기 상황에서는 구조조정의 고통이 더욱 아플 수도 있지만 불가피한 일이다. 대표적인 '굴뚝산업'이라는 이유로 석유화학산업을 완전히 포기하자는 '신자유주의적' 억지는 확실하게 경계해야 한다. 우린 2012년 요소 생산을 전면적으로 포기한 아픈 경험이 있다. 절대 되풀이해선 안된다. 국제 통상 질서를 함부로 무시하는 중국에 우리 안보를 맡겨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처럼 내수에 필요한 양만이라도 반드시 우리 손으로 생산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때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과학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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