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증후군, 아이를 이렇게 도와주자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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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생성 이미지 |
| ⓒ 오마이뉴스 |
아마 그날 집에 돌아와서 몸살 비슷한 것을 앓았던 것 같다. 낯선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내 성격 탓에 한동안 등교가 꽤 힘들었다. 어른이 되어 교사가 된 지금도 새로운 학교로 발령을 받을 때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어린 시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새로운 환경에서 불안해하는 것은 그곳에 잘 적응하기 위해 우리 뇌와 몸이 깨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우리 반 아이들을 찬찬히 둘러본다. 처음 몇 주는 나도 낯선 아이들에게 적응하느라 조심스럽고, 아이들 역시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에 적응하느라 어색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10명 중 7~8명은 새 학기 증후군을 경험한다고 한다.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겪는 흔한 통과의례인 셈이다. 보통 길어야 2~3주가 지나면 대부분 적응을 마치지만, 여전히 표정이 어둡거나 힘겨워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바로 '새 학기 증후군'을 겪는 아이들이다.
'새 학기 증후군'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 반응을 말한다. 학교에서 특별히 안 좋은 일이 없었음에도 등교를 거부하거나 우울, 짜증과 같은 심리적 증상을 보인다. 또한, 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복통, 두통, 심지어 감기 몸살 같은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길게는 한 달에서 두세 달까지 이어지면 부모는 혹시 아이가 학교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되면 성장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불안 정도가 매우 심할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다를 뿐이다. 활달하고 외향적인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을 '두려움'보다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기며 먼저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다가간다.
반면 내성적인 아이들은 먼저 손 내밀기를 어려워하기에 환경의 변화 자체가 큰 에너지 소모로 다가온다. 심리학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아이들을 '더딘 기질(Slow-to-warm-up)'을 가졌다고 표현한다. 이런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손 내밀기를 힘들어하여 적응에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누구보다 깊은 관계를 맺기도 한다. 활달한 아이들이 환경을 '흥미'로 받아들일 때, 신중한 아이들은 '탐색'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이 적응의 시기에 아이가 조금 덜 힘들도록 도와줘야 한다. 첫째, 학기 초에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 주어야 한다.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떨리는 거야"라고 격려하며 학교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아이가 말하는 선생님과 친구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둘째, 학기 초 선생님께 아이의 성향을 미리 말씀드리면 좋다. 담임 선생님이 아이가 새 학기 증후군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아이의 행동을 오해할 수도 있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아이임을 미리 드리면, 선생님도 아이를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른도 직장을 옮기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듯, 아이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남들보다 조금 길다고 해서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또한 아이가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부모가 함께 겪을 필요도 없다. 부모의 조급함보다는 따뜻한 공감과 믿음직한 기다림이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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