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백악관 주인 아니다”…美법원, 호화 연회장 공사 제동

강태화 2026. 4. 1. 06: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억 달러(약 6000억원)의 기부금을 조달해 대규모 백악관 연회장을 짓겟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미 연방지방법원이 연회장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하면서다.

백악관 연회장 조감도 들고 있는 트럼프.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리처드 리언 미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31일(현지시간) 의회의 승인 없이 연회장 개조를 포함해 백악관을 손 볼 권한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기각하면서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법원은 35쪽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 가족을 위한 백악관의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권한을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백악관 동관을 철거한 것에 대해서도 관련 근거 법률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엿다.

지난 2월 17일 촬영된 백악관 신축 동관 및 연회장의 예술가 구상도 및 도면.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수용 인원이 200명 가량이 기존의 백악관 만찬장이 너무 협소하다며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연회장 건설을 위해 백악관 동관을 철거하고 연회장 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워싱턴 기념탑에서 바라본 백악관 동관 부지. 백악관 동관(East Wing)이 있던 자리에 백악관 연회실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AP=연합뉴스

해당 공사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으로 공사 비용을 충당하면 되기 때문에 의회의 승인이나 자금 배정이 필요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국가역사보존협회(NTHP)는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NTHP를 ‘좌파 광신도 집단’으로 몰아세우며 “세금을 들이지 않고 전세계 어느 연회장보다도 훌륭한 건물을 지으려고 했는데 소송을 당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NTHP가 워싱턴DC의 공연장 케네디센터의 리모델링에 소송을 제기한 것도 문제삼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추진한 연준 청사 개보수에는 소송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로 반전 구호가 널리 퍼졌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휴가 중 새 연회장을 장식할 대리석을 직접 고르는 등 이 사업에 각별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란과의 전쟁이 진행되는 상황이던 지난 29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도 연회장의 설계도를 직접 공개하며 연회장 건설을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전쟁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는 와중에서도 5분 넘게 연회장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 등 여러 사안을 처리하느라 매우 바쁘지만, 이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다”며 “오랫동안 남게 될 것이며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최고의 볼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지시간 30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몰의 링컨 기념관 근처에 ‘왕에게 어울리는 왕좌(A Throne Fit for a King)’라는 제목의 거대한 황금색 변기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8%는 백악관 동관 철거 후 볼룸 신축 계획에 반대했고, 찬성은 25%에 그쳤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