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적 기자 이라크 한복판서 납치…친이란 민병대 소행 의심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국적의 여성 기자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정부는 연방수사국(FBI)을 투입해 구출 작업에 나서는 한편, 이란의 미국 빅테크 기업 보복 공격 예고에 대응해 중동 내 보안 경보를 격상했다.
31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과 이라크 내무부에 따르면, 프리랜서 기자 셸리 키틀슨이 바그다드 동부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남성 4명에게 붙잡혀 차량으로 끌려갔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8일 대이란 전쟁 개시 이후 미국인 언론인이 납치된 첫 사례로 파악된다. 딜런 존슨 미 국무부 차관보는 “납치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속한 석방을 위해 FBI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존슨 차관보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친이란 무장세력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지목했다. 그는 이라크 당국이 체포한 용의자에 대해 “카타이브 헤즈볼라와 연계된 인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동 전문 매체 ‘알 모니터’ 등에 기고해온 베테랑 종군기자인 키틀슨의 안전을 위해 미 국무부는 이라크 당국과 구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바그다드 동부는 친이란 민병대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으로, 현재 이라크 당국은 체포된 용의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인질 소재를 파악 중이다. 알 모니터 측은 “키틀슨의 안전과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번 사건은 전쟁 중 발생한 민간인 인질 사건이라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 18곳을 보복 대상으로 지목하고 공격을 예고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체류 미국인들에게 호텔과 교육기관 등 다중 이용 시설이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긴급 보안 경보를 발령했다. 미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보안 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키틀슨 기자의 무사 귀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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