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尹 탓에 적대국가 선언? “삶은 소대가리” 文 때부터다

윤지원 2026. 4. 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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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노 딜’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찍이 경험해본 적 없는 모욕이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김정은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불과 6년여 뒤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올라 동등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때는 그저 농담거리로 취급받았던 동북아 최빈국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이제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아버지 김정일도 누리지 못했던 높아진 전략적 위상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성공한 흑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한국의 안보 환경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요. 이제 우리는 격이 달라진 김정은을 상대해야 합니다. 지금 김정은을 연구하는 이유입니다.

[더중앙플러스] 김정은 연구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36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018년 9월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능라도 5·1경기장. 15만 평양 시민이 퍼붓는 환호성 속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하 경칭 생략)이 섰다. 대형 매스게임을 관람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자신이 운전자로 나서 한반도 평화의 정점을 찍었다는 환희, 그리고 그에 대한 낙관이 뒤섞인 미소가 그의 만면에 흘렀다.

문재인은 거대한 경기장이 떠나가라 울리는 함성을 온몸으로 받아 안았다. 약 7분간의 짧은 연설에 터져나온 박수 횟수만 12번이었다. “김정은과 나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는 대목에서도 체육관은 우레와 같은 환호로 뒤덮였다. 그 밤, 남북은 하나였고 문재인의 꿈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날의 환호는 11개월 뒤 막말로 일변했다.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하늘을 향해 웃는다)할 노릇이다.” 2019년 8월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는 문재인 정부와 국민을 경악시켰다. “뻔뻔한 사람”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이란 비아냥도 보태졌다. 전날 문재인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를 주창하자 한·미 연합훈련을 구실 삼아 조롱하고 나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환대해 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평양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사실 이는 남한을 ‘적’으로 규정한 김정은식 대남단절론의 시퍼런 복선이기도 했다.

진보 진영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가 ‘적대적 두 국가론’의 단초였다고 비판한다. “미국이 신냉전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윤석열 정권이 그것에 부화뇌동해 대북 적대 정책을 강화했던 것이 북이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을 하면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직접적 원인”(정태흥 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장)이란 시각이 대표적이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2023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처음 나왔고, 윤석열 정부 내내 남북 간 긴장이 이어진 걸 고려하면 설득력 있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김정은의 ‘대적투쟁’ 선언이 단순히 남측의 기조 변화에 따른 수동적 결과물이었을까. 빅데이터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1800만 건의 언어 데이터가 포착한 김정은의 ‘헤어질 결심’은 윤석열 정부 출범보다 훨씬 이전이었습니다. 북한이 지난 10년치 노동신문 지면에서 ‘민족’이란 단어를 삭제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평화가 가장 가까이 온 듯 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였습니다. 7년 전 “삶은 소대가리”란 조롱과 함께 본격화한 김정은의 ‘문재인 지우기’ 작업이 어떻게 체계적으로 이뤄졌는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김정은이 겉으로 웃으며 안으로 걸어 잠갔던 빗장의 실체가 궁금하다면 아래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김정은, 尹 탓에 적대국가 선언? “삶은 소대가리” 文 때부터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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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웃다 文에 현타왔다…김정은의 판문점 ‘경멸 미소’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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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흙수저엔 ‘핵 사다리’ 있다… 방사능 피폭 마다않는 영재들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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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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