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동네’ 방화뉴타운...고분양가 뚫고 ‘제2마곡’ 부푼 꿈
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동안 마곡지구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고, 이웃 화곡동 전세사기 여파까지 겹치며 이미지가 낙후했던 방화동에 최근 수요가 빠르게 몰리고 있다.
방화뉴타운은 김포공항과 마곡지구 사이에 있다.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을 끼고 있고 5호선 송정역과 9호선 공항시장역도 가깝다. 서울 서남권에서 입지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근 마곡지구에는 LG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업무·생활 인프라가 형성돼 있다. 코엑스마곡, 서울식물원, 롯데몰 마곡 등 생활 편의시설도 들어서 있다.
다만 오랜 기간 사업 속도가 더뎠고, 마곡처럼 완성된 업무·상업 인프라를 바로 누리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저평가됐다. 한때 화곡동을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집중되면서 방화동을 포함한 강서구 전체가 수요자 관심에서 한발 떨어져 있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방화뉴타운 2·3·5·6구역 정비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으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공급 부족 불안이 청약 실수요 자극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 진행한 ‘래미안엘라비네’ 특별공급에는 135가구 모집에 4098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0.4 대 1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신청자가 26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혼부부 1249명, 다자녀가구 169명, 노부모 부양 19명, 기관추천 18명 순이었다. 이어 3월 17일 진행한 1순위 서울지역 청약에서는 137가구 모집에 3426명이 접수해 평균 25 대 1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 59㎡ B형은 5가구 모집에 1144명이 몰려 228.8 대 1로 가장 치열했다.
2028년 8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엘라비네는 방화뉴타운6구역을 최고 16층, 10개동, 총 557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단지다. 청약 전만 해도 3.3㎡당 평균 5178만원에 책정된 분양가를 두고 고분양가 논란이 거셌다. 전용 44㎡는 9억200만원, 59㎡는 14억2900만원, 76㎡는 16억8000만원, 84㎡는 18억4800만원, 115㎡는 22억3700만원에 달했다. 전용 84㎡는 타입·층에 따라 17억300만원부터 시작했지만 발코니 확장비와 시스템에어컨 등 유상 옵션을 더하면 실질 분양가는 19억원에 육박했다.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부담은 더 두드러진다. 방화동 대장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e편한세상방화 전용 84㎡ 시세는 10억~11억원 수준이다. 최근 마곡지구 ‘마곡엠밸리5단지’와 ‘마곡엠밸리9단지’ 전용 84㎡도 15억원대 중반~17억원 수준에 거래됐다.
하지만 래미안엘라비네 청약이 흥행에 성공하며 방화6구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강서구 첫 래미안 브랜드라는 상징성과 서울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5976가구로 2025년 3만7178가구보다 약 30% 감소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방화동이라는 입지와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경쟁률이 높은 것은 거래가 위축된 시장에서도 내집마련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서울 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청약 대기 수요가 대거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방화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2017년 긴등마을(마곡힐스테이트) 이후 신축 공급이 없었는데, 6구역을 시작으로 방화뉴타운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일대 기대감이 부쩍 커졌다”고 전했다.

3구역 문의 늘어도 거래는 ‘가뭄’
6구역 흥행 이후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른 구역으로 번지고 있다.
남은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큰 방화5구역은 강서구 공항동 일대 9만8737㎡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28개동, 아파트 165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800가구가 넘을 전망이다. 단지 규모가 큰 데다 대장주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지하철 5호선 송정역과 9호선 신방화역·공항시장역이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 단지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현재 이주율은 99% 수준이다. 일부 구역은 철거심의를 마치고 착공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뒀다.
지하 4층~지상 16층, 28개동, 총 1476가구 아파트를 짓는 방화3구역도 주목받는다. 5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사업은 상대적으로 더뎠던 곳이다. 그럼에도 지하철 5호선·공항철도·김포골드라인·서해선이 지나는 김포공항역과 9호선 공항시장역이 도보권인 입지 덕에 관심이 높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며, 2024년 11월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외에 2구역은 한국토지신탁과 함께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당초 함께 뉴타운 구역으로 묶였다가, 2016년 구역에서 해제된 방화1·4·7·8구역은 개별로 소규모 재건축 또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방화4구역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4-1구역과 4-3구역이 각각 가로주택정비사업 통합심의(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방화뉴타운 기대감은 강서구 전반 시장 지표에도 일부 반영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서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94.67에서 올해 2월 101.19로 올랐다. 거래량도 늘었다. 아실에 따르면, 2025년 강서구 실거래 건수는 4631건으로 2024년 2821건보다 64.1% 증가했다. 2020년 5745건 이후 가장 많다.
5구역 전용면적별 조합원 분양가는 ▲59㎡ 7억5000만~7억9000만원 ▲84㎡ 9억5000만~10억원 ▲117㎡ 13억~13억8000만원 수준이다. 각 조합원 매물 권리가액에 웃돈 4억~6억원의 매물이 붙어 있는 식이다. 방화2구역 내 삼미아파트 전용 64㎡는 지난 2월 7억9000만원(1층)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4월 직전 거래(5억8500만원·3층)보다 2억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다만 사업 추진과 별개로 매매 거래 자체는 많지 않다. 지난해 10월 강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뒤 10년 보유·5년 거주·1세대 1주택 요건을 갖춘 극소수 매물만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서다. 시공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2구역 역시 상대적으로 매수 문의가 뜸하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방화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가격 기대는 커졌지만 대출 규제 여파로 자금 조달까지 어려워지면서 입주권 시장은 사실상 소강상태”라고 전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3호(2026.04.01~04.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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