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희 도와주셨으면"...박상용 검사는 왜 그날 형량거래 전화를 했나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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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현 법무연수원 교수)가 2025년 9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 남소연 |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공개한 2023년 5월 25일 녹취에 따르면, 박상용 검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 서민석 변호사에게 "부장님이 저희를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아래와 같이 말한다.
- 박상용 검사 : "부장님(서민석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 저희 도와주셨으면 좋겠는데요."
- 서민석 변호사 : "시간을 주십시오. 왜냐하면 저도..."
- 박상용 : "힘드신 거 저도 알아요."
- 서민석 : "아니 결정을 어떻게... 왜냐하면 이건 솔직히 법조인끼리 하는 말인데 완전히 제가 이걸 만약에 인정(방북 비용 대납에 관한 보고)하는 순간 완전 호구짓 한 거 아녜요. 내가."
- 박상용 : "아니 의뢰인이 해달라고 하는 면에서 최대한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한 거죠."
- 서민석 : "그래서 검사님 말씀을 그대로 전달을 하고."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흔들리던 시기와 맞물린다.
'진술 변화' 이후 이어진 통화
박상용 검사는 "이미 시간은 굉장히 많이 드렸다"라고도 했는데, 이 말은 무슨 뜻일까. 그 맥락을 이해하려면 그 앞선 검찰 조사 흐름을 봐야 한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당시 검찰 이화영 피의자신문조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입장은 철저하게 '전면 부인'이었다. 하지만 5월 19일 이 전 부지사는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검찰 수사방향에 부합하는 쪽으로 입장을 다소 바꾼다. 이날은 법무부가 수원지방검찰청 대북송금 사건 수사팀이 이화영 회유를 위한 '연어 술파티'를 마련한 날로 특정한 2023년 5월 17일로부터 이틀 뒤다.
진술서
본인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북한의 요청에 따라 대북송금을 하였다고 얘기하여서 들은 바가 있었으며, 대략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지사에게 김성태 전 회장이 이재명 지사에게 도움을 줄려고 노력하였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5월 24일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부지사는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 박상용 : "피의자는 지난 조사에서 대북송금 관련해 일부 자백을 하는 취지로 진술서와 피의자신문조서가 작성이 됐다. 지금도 입장은 동일한가."
- 이화영 : "그렇다"
- 박상용 : "5월 22일경부터 자백한 부분에 대하여 구체적인 진술을 하기로 했는데, 오늘 24일 수요일이 되어서야 진술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이화영 : "그동안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변호인 접견 및 상의를 하느라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 이후에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인 조사는 오는 금요일인 5월 26일에 받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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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대표의 법률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변호한 이력이 논란이 돼 사퇴한 서민석 변호사가 지난 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직접 해명하고 있다. |
| ⓒ 남소연 |
- 박상용 : "제가 지금 해주십사 하는 거는. 내일(26일) 이 부지사를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서민석 : "내일은 내가 안 되는데?"
- 박상용 : "조금이라도요. 저희가 하루종일 불러놓고 밤에도 있으니까요. 잠시라도 와서 얘기를 좀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지금 이 부지사는 서민석 변호사님을 한 번만 좀 불러달라고..."
- 서민석 : "또? 오늘도 만났는데?"
박 검사는 구체적인 형량 기준을 제시한다.
- 서민석 : "그렇게 간다 한들 당신이 제3자 뇌물로 가는 순간 당신은 지금보다 더 죽는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검사님 말씀을 새로 듣는 거네요."
- 박상용 : "예. 제 얘기를 들었고, 저는 얘기가 그거였어요. 그러면 부인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더 좋은 방안이 뭐가 있냐? 만약에 부인했을 경우에는 서 변호사님께서 이걸 다 무죄를 받아주실 수 있다고 하시냐? 그게 아니라 오히려 진짜 10년에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하면? 저는 대안을 제시해야 되지 않겠어요? 만약에 하면, 만약에 그러면 그게 아니면 만약에 방조까지 해서 2년 6개월까지 최대한 간다고 하더라도."
이에 서 변호사는 "그러면 일단 이 사람은 신뢰(이재명에 대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한다. 박 검사는 "근데 그게 아니라 그냥 생짜 부인을 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저희는 한 10년 이상 구형을 할 거고,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을 하시는 솔루션을 부장님이 만약에 주셔야 될 텐데, 그거는 뭐라고 하시냐? 제가 그게 궁금하더라고요"라고 반박한다.
서 변호사는 "이분과 나의 안 중에 하나는 그냥 죽어버리자"라고 답하지만 박 검사는 "죽으면 나중에 알아서 살려주지 않겠냐. 그거는 정말 제가 볼 때는 아닌 것 같다"라고 이 전 부지사 측 선택을 전제로 한 발언도 이어졌다.
서 변호사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라고 하자 박 검사는 "자기(이재명)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화영)을 어떻게 사면을 해줍니까? 부장님 해주시겠어요? 그리고 지금 그렇게 할 거면 당에서 나서서 해줘야죠. 그래야 당에서 나서서 이렇게 했는데 그때 안 됐으니까 이건 정치적 사건이다. 지금 당의 입장은 개인 비리라는 거 아니에요. 지금 개인 비리라고 했는데, 그때는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개인 비리가 아닌 게 됩니까"라고 말한다.
이화영, 결국 검찰 수사방향에 부합하는 진술
즉 흐름은 이렇게 정리된다.
- 5월 19일 : 입장 변화 (부분 인정)
- 5월 24일 : 추가 진술 준비 (시간 요청)
- 5월 25일 : 형량 거래 시도 (통화)
결국 검찰 입장에서 2023년 5월은 '결정적 진술 확보 직전 국면'이었다. 박 검사는 문제의 통화에서 "제가 약속드린 건 거의 그대로 될 겁니다"라고 한다. 서 변호사가 "아니 이래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이래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고..."라고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6월 12일 진술을 통해 아래와 같이 밝힌다.
"평화부지사로 있으면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추진한 사실이 있다. 2차 국제대회에서 김성태, 송명철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서 도지사 방북을 요청했는데, 송명철이 도지사 방북을 위해서는 돈이 좀 든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그래서 김 회장에게 그런 것을 잘 처리해줄 것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도지사님께도 말씀드렸다."
'쌍방울 대납+이재명에 보고+이재명 인식'이라는 틀이 만들어진 것이다. 2023년 6월 14일과 15일 진술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진술까지 나아간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6월 18일 검찰 조사에서 재차 입장을 바꿔 '쌍방울이 이 대통령을 위해 북한에 돈을 대납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완전히 선을 그어버리더니, 7월 12일 자신의 진술 번복에는 검찰의 압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한편, 이날 박상용 검사는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 변호사의 최초 녹취에 대해 "변호사가 변론의 방향에 대해 제안을 하면 검찰은 그것에 대해 설명하고 응대할 의무가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화영씨가 이재명 지사에 대해 진술한 부분은 이화영씨의 확정판결과 이재명 지사의 기소에 전혀 쓰이지 않았다"며 "진술 없이도 다른 증거상 공동정범이 (성립)된다고 해서 기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단독] "이재명 완전히 주범돼야"...박상용 검사는 왜 그때 그렇게 말했나 https://omn.kr/2hj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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