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그러면 지원 못해" 화들짝…삼성·LG 中 히트펌프 공장, 국내로 옮긴다
李 대통령 "히트펌프 빨리 전환해야"
내수 시장 선점 경쟁 치열해질 듯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히트펌프 생산라인을 국내로 이전한다. 정부의 히트펌프 활성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개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히트펌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동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에 있는 히트펌프 공장을 국내로 옮길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서 수출 및 내수용 히트펌프를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 설비를 광주 사업장으로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중국 톈진에 있는 히트펌프 생산라인을 창원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 사는 이르면 연내 국내에 생산 라인을 갖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중국 공장은 유지하되 내수용 생산라인을 국내에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디"고 설명했다. 양 사는 이르면 연내 국내에 생산 라인을 갖출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시설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가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에 대해서만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4일 히트펌프 이해관계자 간담회에서 "아무리 국내 유력 대기업 제품이라 해도 중국에서 생산해 역수입한 것에 대해 지원할 수 없다"며 "국내 생태계를 복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우리 가정과 건물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주요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고 있는 제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 히트펌프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경동나비엔, 대성히트에너지스 등 중견 기업들도 국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히트펌프는 공기·지열·수열 등 주변 열원을 활용해 난방과 냉방, 온수 공급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치로, 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아 이산화탄소의 직접 배출이 없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의 일환으로 히트펌프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그동안 가스보일러 중심이어서 히트펌프 수요가 많지 않았다. 히트펌프는 가스보일러보다 설치비용도 비싸고 전기 요금도 추가로 내야 한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유럽 시장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히트펌프 보급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어서 관련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LNG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히트펌프 보급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30일 제주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다며 "빨리 전기차로 바꾸고 난방도 히트펌프로 빨리 전환하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3.3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31/akn/20260331162333681occi.jpg)
정부는 올해 우선 국비 144억원을 투입해 난방 전기화 보급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로 제주, 경남 등 온난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 주택을 대상으로 보급을 지원한다.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표명한 만큼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과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도 히트펌프 보급 예산이 포함됐다. 기후부는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해 화석연료 기반 난방을 전기 기반으로 전환하기 위해 주택 대상 난방 전기화 사업 56억원, 사회복지 시설 대상 전기화 지원 사업에 13억원을 편성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포함하는 내용의 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 히트펌프 보급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히트펌프 보급을 위해 전기요금 누진 요금제도 개편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난방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동 주택에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규 공동 주택에 히트펌프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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