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글쓰기] 80살 바라보는 남편이 차린 아침상, 재밌습니다

정현순 2026. 3. 3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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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남편이 준비한 아침 식사는 토스트, 딸기셰이크, 그 옆에는 전날 담은 배추겉절이가 놓여있었다.

남편은 "김치하고 먹어봐. 뒷맛이 개운할 거야" 한다.

"딸기셰이크를 생각보다 아주 잘 만드네"라는 말에 남편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못하는 게 없지. 안 해서 그렇지"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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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 겉절이 김치까지... 웃음이 절로 나오는 맛있는 한끼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정현순 기자]

3월의 마지막 날. 잠깐의 봄비가 그치고 조금은 느긋한 아침이다. 잠시 컴퓨터를 보고 있는데 주방에서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들려온다. 남편이 커피를 만들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이 아침을 먹으라고 나를 부른다.

"그새 아침을 준비했어? 난 커피 마시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주방으로 가서 식탁을 봤다. 남편이 "잠깐만 기다려 그게 빠졌네"하곤 급하게 냉장고 문을 연다. 김치를 꺼내는 것이다. 남편이 준비한 아침 식사는 토스트, 딸기셰이크, 그 옆에는 전날 담은 배추겉절이가 놓여있었다.

"어머나 토스트에 배추겉절이까지."

생각지도 않은 김치가 있어 웃음이 나왔다. 남편은 "김치하고 먹어봐. 뒷맛이 개운할 거야" 한다. 딸기셰이크를 준비한 이유는 며칠 전 사다 놓은 딸기가 아직 남아서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저녁 디저트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딸기를 믹서에 갈지 않고 얇게 썰어 설탕은 각자의 입맛에 맞게 넣어 먹고 있다. 남편이 그것을 그렇게 잘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딸기셰이크를 생각보다 아주 잘 만드네"라는 말에 남편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못하는 게 없지. 안 해서 그렇지"라고 답한다. 나는 "그럼 앞으로 종종 실력 발휘를 해봐"라고 말했다.
▲ 토스트+ 딸기셰이크+겉절이김치 남편이 준비한 아침 식사
ⓒ 정현순
그런데 거기에 식빵을 적당히 구워 먹기 좋게 만들어 놓으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며칠 전 구워낸 식빵이 까맣게 타서 겉부분을 긁어내고 먹었던 적이 있었다. 토스트기가 오래돼서 그런지 타이머를 설정해놨지만 까맣게 타서 나온 것이다. 그 후로는 옆에 지켜 보고있다가 식빵을 건져내고 있다. 그것을 남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또 내가 식빵의 겉 부분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나한테 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평소 상상도 못했던 김치까지 있으니 그 맛이 더욱 궁금했다. 토스트를 먹은 후 김치를 먹고 나니 뒷맛이 아주 개운한 것이 내 입맛에 아주 딱 맞았다. 궁합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남편은 아마도 경로당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하고 직접 경험하는 것 같다. 경로당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씩 점심을 직접 해 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반찬거리, 그날의 메뉴 등 주방에서의 애로사항을 알아가고 있을 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남편이라 시장이나 마트도 직접 가기도 한다.

나는 가끔 그날은 무엇을 해 먹었는지 다음 주 메뉴는 무엇인지 물어보곤 한다. 그럼 남편은 "돼지고기 김치찌개, 오징어 뭇국, 고등어 조림 등"이라고 말해 준다. 메뉴가 아주 골고루다. 남편이 재밌는 아침 식사 준비를 했으니 설거지는 당연히 내 담당이다. 80살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자신의 오래된 습관을 바꿔보려는 남편의 모습이 보기 좋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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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전후의 6070 시니어들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요?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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