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역사에 도전하는 수퍼우먼 실바

김효경 2026. 3. 3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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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를 이끄는 지젤 실바. 사진 한국배구연맹

"나는 수퍼우먼이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여자배구 GS칼텍스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35·쿠바)은 자신이 넘쳤다.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팀으로 챔프전 트로피를 거머쥐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V리그 포스트시즌 제도는 1위 팀에게 매우 유리하다. 3위 팀은 4위 팀과 승점 4점 차 이상이어야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PO)에 갈 수 있다. 이틀 간격으로 열리는 3전 2승제 PO를 통과해도 챔프전에서 5전 3승제 경기를 해야 한다. 1주일에 한 두 번 경기를 치르던 정규시즌과 비교해 체력, 정신력 소모가 몇 배로 크다.

GS칼텍스를 이끄는 지젤 실바. 사진 한국배구연맹

제7구단 페퍼저축은행이 창단하면서 여자부는 2021~22시즌부터 준플레이오프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성사된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GS칼텍스는 파죽지세로 3연승을 거두며 챔프전에 올랐다.

실바는 흥국생명과 준플레이오프에서 42점을 몰아쳤고,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72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3경기 공격점유율은 무려 47.7%로 정규시즌(43.0%)보다 높았다. 공격성공률(53.1%)도 정규시즌(47.7%)보다 높았다. 3시즌 연속 1000득점 이상을 올리며 득점 1위에 올랐던 그는 큰 경기에서 더 무서운 힘을 발휘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이름(Gyselle Silva) 이니셜조차 GS다.

GS칼텍스를 이끄는 지젤 실바. 사진 한국배구연맹

실바에게 남은 마지막 관문은 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이다. 1위 팀 도로공사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주전 선수를 빼는 등 충분히 경기를 준비했다. '머리가 깨지는 한이 있어도'라는 베테랑 배유나의 말처럼 선수들은 확실하게 집중하고 있다. 사령탑 김종민 감독이 갑작스럽게 이탈해 김영래 대행이 이끌어야 하는 악재가 있지만, 선수들은 우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럼에도 실바는 자신감에 넘친다. 그는 "물론 피곤하다. 통증도 있다. 쉬는 날엔 침대에만 누워 있다"고 웃으면서도 "아드레날린이 나와서 코트 위에선 힘든 줄 모른다"고 했다. 쿠바에서 같은 배구학교를 다닌 '동네 오빠' 레오(현대캐피탈)도 "실바는 나와 성격이 비슷한 선수다. 그 역시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리듬을 가져가는 타입의 선수다. 나의 10년 전을 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실바(오른쪽)와 남편 루이스, 딸 시아나. 사진 실바 인스타그램

실바의 정신력은 '가족'에서 나온다. 실바가 처음 한국에 온 2023년만 해도 실바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 키(1m91㎝)는 크지만, 나이가 많고 출산 경험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남편, 그리고 딸 시아나와 함께 한국에 온 실바는 "가족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딸이 곁에 있어야 했고, 남편이 사실 힘든 결정을 했다"며 비장한 말투로 말했다. 챔프전에서 도공이 막아야 할 건 실바의 스파이크가 아니라 집념 혹은 투지일 것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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