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하루 사이 분위기 급변한 세 가지 이유

권용욱 기자 2026. 3. 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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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이민재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보다 성장을 우려하기 시작하며 지난주와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성장을 우려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유가가 예상한 수준보다도 높게 오를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간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대비 9.70bp 굴러떨어진 4.3420%에 거래됐다. 금리는 아시아장에서 다소 반등하며 이날 오전 기준 4.35%를 나타냈다.

미 국채 금리는 앞선 유럽 거래에서부터 독일, 영국 등과 함께 내리막을 걸었다. 유로존 국채시장의 기준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금리는 6bp 넘게 떨어졌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도 일본 국채는 초장기인 20년물과 30년물을 제외한 만기물에서 금리가 낮아졌고, 호주 국채 금리도 2~3bp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렇게 주요국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유가발(發)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잠재적인 성장 문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까지 미국 채권시장은 기준금리가 올해 연말에 인상될 가능성을 약 25%로 예상했지만, 현재 그 가능성은 13%까지 축소됐다.

최근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향후 12개월 경기 침체 가능성을 30%로 높이는 동시에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하향 조정했다.

결국, 고유가에 대한 공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에서 성장으로 시장 관심이 빠르게 전환한 것 풀이할 수 있다.

실제 국제 유가는 3% 넘게 급등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 범위에 머무를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이 실업률 위험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유가가 그 '골디락스' 수준 이상이 되면 인플레이션 위험은 감소하기 시작하고 실업률 상승 위협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BofA는 "유가 충격이 충분히 크다면, 수요 감소로 인해 인플레이션 위험은 초기에는 증가하겠지만 이후에는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퍼스톤의 수석 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시도는 이제 효과가 떨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충격은 단기적으로 현물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뿐 아니라 상당한 부정적 수요 충격으로 이어져 성장에 큰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로,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지만, 경제 성장 우려마저 커지면 금리를 유지하는 방안과 인상하는 방안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채권시장은 중앙은행 통화긴축 우려로 단기물 중심으로 매도세를 확대했지만, 이는 너무 지나쳤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단기 국채 금리는 긴축 대응을 반영해 가격이 형성됐지만, 그런 대응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해 시장이 빠르게 되돌린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이션 위험보다 경제 성장 위험 대응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 충격이 소비자에게 전이되는 과정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인지에 대해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뜻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투자 플랫폼인 웰스 클럽의 수잔나 스트리터 최고 투자 전략가는 "에너지 비용 상승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될지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는데,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이 이에 반발할 것이란 관측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지난 2022년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유가 상승폭에는 실제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거의 60%가 휘발유 가격이 밸런당 4달러까지 오르면 운전 습관이나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 바로 아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

ywkwon@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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