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맥]양자중심 슈퍼컴퓨팅이 바꾸는 한국 산업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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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본래 고전적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자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자체가 양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기도 하다."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은 고전컴퓨팅을 대체하려는 개념이 아니다.
이미 GPU 기반 대규모 시뮬레이션과 계산, 실험의 빠른 반복에 익숙한 환경에서, 기존 인프라 위에 양자 계산을 덧붙이는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은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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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방식 근본적 변화 예고

"자연은 본래 고전적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자연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자체가 양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기도 하다."
1981년 IBM-MIT 콘퍼런스에서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은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가 이를 실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자연을 구성하는 분자와 전자의 상호작용은 본질적으로 양자적이며, 이를 고전적 방식으로 흉내 내려면 계산 비용이 급격히 커진다. 최근 이 한계를 흔들 수 있는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은 고전컴퓨팅을 대체하려는 개념이 아니다. 복잡한 분자나 재료를 모델링할 때 일부 구간은 양자가 훨씬 효율적이고, 다른 부분은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중앙처리장치(CPU)가 더 적합하다. 중요한 점은 두 방식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자가 만든 결과를 고전 컴퓨터가 해석하고, 고전 계산을 양자가 받아 처리하는 방식이 정착되고 있다. 그 결과 고전 시스템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문제 해결에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이 구조가 갖는 의미는 실험 접근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물질을 만들거나 분자를 설계하기 전에 계산으로 가능성을 좁히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규모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문제들이 양자 회로와 고전 계산을 결합하면서 다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연구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신약·바이오처럼 정교한 재료과학계산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미 GPU 기반 대규모 시뮬레이션과 계산, 실험의 빠른 반복에 익숙한 환경에서, 기존 인프라 위에 양자 계산을 덧붙이는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은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는 구조다.
어떤 문제를 양자로 넘기고 무엇을 고전 시스템에 남길지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창의성이 요구된다. 배터리 소재의 전자구조, 극한 조건의 반도체 공정, 제약 분야의 분자 결합 예측처럼 기존 계산이 막히던 지점에서 양자의 표현 방식은 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이는 연구의 우선순위 자체를 바꿀 수 있으며, 한국 산업이 가진 실행력은 이런 전환을 빠르게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변화는 단번에 완성되는 혁신이 아니다. 고전 컴퓨팅의 연장선 위에 양자가 점진적으로 스며들며 계산의 층위가 하나 더 생기는 과정에 가깝다. 준비의 문제가 아니라 적응의 문제다.
연구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다루는 문제의 병목이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고 그 지점에 양자를 연결해보려는 시도다. 이런 시도가 쌓일수록 기업과 연구기관은 자연스럽게 양자 기반 계산 문화를 내재화하게 되고, 이 과정이 결국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최근 연세대는 'IBM 퀀텀 시스템 원'을 일본 이화학연구소에 설치된 슈퍼컴퓨터 후가쿠와 연결했다. 동해를 가로질러 1000㎞ 이상 떨어진 양자 시스템과 슈퍼컴퓨터를 잇는 이 양자 중심 슈퍼컴퓨팅 아키텍처는 생명·의학 분야의 복잡한 문제를 연구하는 데 본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파인먼이 말한 '양자적 자연'을 가장 현실적으로 다루기 위한 선택지이기도 하다. 양자 중심의 슈퍼컴퓨팅 전환은 이미 궤도에 올랐다.
백한희 IBM 퀀텀알고리즘센터 총괄디렉터
백종민 테크 스페셜리스트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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