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은 끝나지 않았다"
김정아 2026. 3. 31. 09:48
전국 78개 조합 임직원 포럼... "각자도생 한계, 이제는 함께 살아야"
[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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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해 결성된 「도시재생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가칭)」 추진위원들이 12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 ⓒ 도시재생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
전국 78개 조합 임직원들이 자생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운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현장 포럼이 지난 3월 26일 대전 새터말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정말센터에서 열렸다. '도시재생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 추진단(가칭)'이 주관한 이번 포럼은 '도시재생, 현장의 경험을 해답으로 주민과 함께 만드는 다음 단계'를 주제로, 전국 각지의 조합 관계자와 도시재생지원센터, 연구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해 도시재생 이후의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포럼에서는 전국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기초 실태조사 결과가 공개되며 현장의 구조적 한계가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다. 응답 조합의 59.5%가 여전히 초기 운영 단계에 머물러 있었고, 연간 예산 5천만 원 미만이 40.5%에 달하는 등 전반적인 재정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상 어려움 역시 수익사업 발굴(70.3%)을 중심으로 전문 인력 부족(59.5%), 조합원 참여 저조(54.1%), 행정 협력의 한계(45.9%)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으며, 사무국 운영 인력조차 없는 조합이 35.1%에 이르는 등 '유지 자체가 과제인 현실'이 확인됐다.
권혜진 추진위원은 "정책으로서의 도시재생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주민의 삶 속 도시재생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개별 조직의 생존에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당사자들이 연대해 집합적 목소리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전문가 발제에서는 도시재생 이후를 뒷받침할 제도적 설계와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아울러 토지주택연구원 이상준 연구위원은 역대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 변화를 짚으며 "공공지원은 단순한 조직 육성을 넘어, 관리 주체와 운영 주체 간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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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운영 방식은 외부 용역에 의존해서는 구축될 수 없으며, 주민 스스로의 경험과 축적된 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박영준 추진단장. |
| ⓒ 도시재생연합회 |
특히 사업 종료 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는 주체 간 권한과 책임의 공백이 현실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형배 대표 역시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단순한 사업 조직이 아니라 지역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라며 "지속가능성은 개별 수익이 아닌, 민관 협력과 조합 간 연대를 포함한 거버넌스 구조 속에서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자유토론에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절박한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거제 장승포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김상민 이사장은 "수년간 기다려온 논의의 장이 이제야 마련됐다"며 "조합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수익 구조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양시 배다리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다인 사무국장은 도시재생 사업 종료 이후 거점 공간을 잃을 수 있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제도에서는 기반 시설조차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의 시급성을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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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발언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 종료 이후 거점 공간 상실 경험을 공유하며,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배다리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이다인 사무국장. |
| ⓒ 도시재생협동조합 |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포럼은 자연스럽게 '연합'이라는 해법으로 수렴됐다. 추진단 류승민 부단장은 "도시재생의 최종 주체는 행정도 지원 조직도 아닌 주민"이라며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곧 주민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박영준 추진단장 또한 "조합의 자립을 가르는 핵심은 재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개별 조직을 넘어선 공동의 판로 개척과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현장에 적합한 지속가능 모델은 외부가 아닌 우리 스스로의 경험과 축적된 사례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진단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도시재생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연합회(가칭)' 설립을 공식화했으며, 오는 4월부터 지역 설명회와 발기인 모집을 통해 본격적인 조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도시재생 정책 이후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주민 주도의 새로운 운영 질서를 만들어가려는 첫 집합적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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