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감당 한계”…환율·유가 직격탄에 LCC 운항 줄이고 생존 모드 [항공 더블쇼크①]
유류비 30% 구조 직격탄…요금 인상에도 수익성 한계
LCC, 저가 모델 한계…구조적 위기 가능성도

환율 1500원 돌파와 항공유 가격 급등이 겹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잇따라 노선 감편과 비운항에 나서고 있다, 비용 부담이 한계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저가 전략에 기반해온 LCC 사업 모델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기적 비용 부담을 넘어 구조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율과 유가로 인한 운항 축소 확산돼
고환율·고유가의 이중 압박 속에서 국내 항공업계의 운항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11곳 가운데 5곳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선 감편이나 비운항에 나섰다.
에어로케이는 오는 4월부터 6월23일까지 청주발 일본·동남아 노선 일부를 비운항하기로 했고, 에어부산도 부산발 다낭·세부·괌 노선 일부 운항을 중단한다. 진에어 역시 4월 한 달간 괌·클락·나트랑 등 일부 노선에서 총 45편을 줄이기로 했다.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도 장거리 및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비운항 계획을 내놓았다.
항공사들은 비용 부담과 수요 변화를 동시에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최근 항공유 가격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인상된 유류할증료로도 감당이 어렵다”며 “예약이 부진한 노선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비운항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관계자도 “일본 노선처럼 수요가 견조한 곳은 유지하고, 동남아 등 수요가 감소한 노선을 중심으로 감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6일부로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추가 감편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 상승이 항공업계 구조상 직접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유류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데다, 항공유가 전체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유는 장기 비축이 어려워 가격 변동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특성이 있어 가격 변동이 그대로 비용에 반영된다.
비용 부담이 커지자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와 각종 서비스 요금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국제선 초과 수하물 요금을 인상했고, 에어로케이도 사전 구매 수하물과 좌석 요금을 올렸다. 그러나 가격 인상에도 수익성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항공사의 실적 악화를 전망하고 있다. 박수영 한화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비수기인 2분기에 크게 반영되면서 영업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와 환율 변수로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CC 감편 확대…소비자 부담도 커져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 체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4월 초 푸꾸옥 신혼여행을 앞둔 정지혁(32·인천) 씨는 “원래 계획했던 노선이 비운항되면서 여러 항공사를 비교해야 했고, 평소보다 훨씬 어렵게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4월이 동남아 비수기로 알고 있는데 항공권 가격이 60만원으로 올라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전공 교수는 “LCC는 가격 경쟁이 핵심인데 원가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유가가 30~40% 오르면 버티기 어렵다”며 “이미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다 줄인 상태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없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까지 커지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LCC는 유가 헤지 여력도 부족해 결국 노선을 줄이는 방식 외에는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건의한 사항 가운데 부처 소관에 해당하는 부분은 검토하고 있고, 항공유 수급 등 다른 사안은 관계 부처에 전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감편에 대해서는 슬롯 유지 기준 등 상황을 보며 판단할 것”이라며 “부처에서는 기업뿐 아니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에 비운항에 대한 불편사항 등 여러 면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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