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중국에 큰 타격”…이 예측, 완전히 뒤바뀐 이유 [VIEW]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지상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어부지리를 누릴 수 있다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값싼 이란 석유에 기대온 중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였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며 중국이 안보·경제 분야에서 외려 이득을 얻을 공산이 커졌단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은 중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은 패권 경쟁에서 이 분쟁을 유리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역시 “현재로서 베이징은 잃을 것이 거의 없다”고 짚었다.
美 안보자산 중동으로...중국 전략 공간 넓어져

실제 동아시아의 미 안보 자산 일부가 중동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전략 공간은 넓어진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서태평양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중국을 미국이 막아왔는데, 미 전략 자산들이 (중동으로) 이동하며 중국은 안보 전략 차원에서 상당히 마음이 편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현재 중국이 대만과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건 아니지만, 대만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미사일 재고 회복에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미국의) 대만 방어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다.
군사 전략에선 실질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지정학 전문매체 모던디플로머시는 “중국이 그간 이란에 제공한 공중 탐지 레이더 등 각종 군사 기술·장비의 실전 성능을 시험하는 기회”라고 보도했다. 더불어 이란 전쟁은 중국이 미군 전략을 학습할 기회이기도 하다.
원유 비축량 세계 최대규모...그린테크 장악 가능성도

여러 변수가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에서 통행료를 받겠다고 나선 이란이 위안화로 적극 거래할 경우 중국의 오랜 숙원사업인 ‘페트로 위안(석유 위안화 결제)’이 제한적이나마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전쟁 이후 전망도 좋다. 유가를 뒤흔든 이란 전쟁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며 중국이 관련 산업(그린테크)을 장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이 태양광 패널,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의 글로벌 제조능력 약 70%를 쥐고 있어서다. FT는 “최근 중국 주요 배터리 업체 3곳의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쟁으로 담수화·정유시설 등 인프라가 파괴된 걸프국에서 추후 재건에 나설 시 중국이 앞장설 확률이 높다는 분석(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도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할 희토류의 가치가 더욱 커졌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쥔 중국이 통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사우스 중국 의존도 심화

물론 긍정적 전망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해 자재 가격 등이 치솟으면 수출이 중요한 중국 경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FT는 “자칫 세계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져 수요가 급감할 경우 중국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하는 국가들이 늘어날 경우 더욱 문제”라고 전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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