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5과목, 강원은 7과목… 고교학점제 ‘선택권 양극화’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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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A고교 2학년은 올해 1학기에 선택과목으로 15학점을 취득한다.
선택 가능한 수업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인공지능 수학 등 15개다.
강원도 B고교 2학년에게 주어진 1학기 선택과목 수는 7개다.
고1은 공통과목 위주여서 수업 선택이 본격화되는 시기는 지난해 고1이 2학년이 된 올해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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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와 직결… 지역 소멸 가속 우려

서울의 A고교 2학년은 올해 1학기에 선택과목으로 15학점을 취득한다. 선택 가능한 수업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인공지능 수학 등 15개다. 학생들은 진로와 진학 계획에 맞춰 5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2학기 개설 예정 선택과목은 16개로 더 많다.
강원도 B고교 2학년에게 주어진 1학기 선택과목 수는 7개다. 과학 과목은 물리학 1개뿐이다. 나머지는 2학기 혹은 3학년 1학기에 올라가야 들을 수 있다. 2학년 2학기 선택과목은 5개로 더 적다. 5개 중 4개를 골라야 해 ‘무늬만 선택’이다(표 참조).

고교학점제 첫 세대부터 사는 지역에 따라, 다니는 학교에 따라 선택수업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 입시와 직결되는 문제여서 ‘기회의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적성·진로에 따라 수업을 선택하는 제도로 지난해 고1부터 적용했다. 고1은 공통과목 위주여서 수업 선택이 본격화되는 시기는 지난해 고1이 2학년이 된 올해부터다.
학생 역량이 아니라 학교 규모에 따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A고교는 학생 수 1000명 수준의 대형 학교다. 교사도 90명에 육박해 다양한 수업을 개설할 수 있다. 외부 강사 채용도 쉽다. B고교는 학생 50명 규모에 교사도 10여명이다. 기본적인 과목을 가르칠 교사조차 부족해 여러 학교를 도는 순회교사에게 수업을 맡기고 있다. 강사 구하기도 어렵다.
선택수업의 가짓수만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과목 간 ‘연계성’이다. A고교는 1학기 인공지능 수학, 2학기 인공지능 기초 수업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어필할 수 있다. 이공계 진학 희망자라면 1학기 때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2학기 때 역학과 에너지, 물질과 에너지, 세포와 물질대사로 이어진다. B고교의 경우 1학기에는 물리학만 편성돼 있고, 2학기가 돼야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들을 수 있다. 두 학교 학생이 대학 입학사정관에게 내밀 학생부의 내용과 질이 다르다.
선택권 격차는 전국적 현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12개 학급 이하 소규모 고교의 경우 학생이 3년 다니며 평균 84.5개 과목을 배운다. 13~24개 학급 규모는 97.2개, 25학급 이상에선 99.3개다.
교육부 해법은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이다. 온라인학교는 개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소인수 과목을 실시간 쌍방형 수업으로 제공한다. 공동교육과정은 여러 학교 학생을 거점학교로 모아 수업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이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프라인 수업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부 소인수 과목에만 적용 가능한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취득하는 성적은 학교에서 개설하는 수업과 달리 절대평가(성취평가)로 산출된다. 여러 학교에서 학생이 모이는 수업이어서 상대평가일 경우 수업이 개설되기 어렵다.
한 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대입 불이익이 명확해지면 학생은 도시로 갈 수밖에 없어 지역 소멸은 가속화된다. 작은 고교를 통폐합하는 등 학교 규모 적정화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30일 “소규모 고교에서 수업 선택권 보장 여부와 큰 고교와의 격차 등을 들여다보고 지원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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